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별빛 2023.3.14.불.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 이들은 늘 떠들어. 떠드는 말을 들어주는 짝이나 무리가 없으면 뭔가 시끌시끌 일으키려고 하지. 스스로 사랑할 줄 아는 이들은 안 떠들어. 사랑이라는 빛살로 제 터전을 밝히는데, 떠벌이거나 내세우거나 드러낼 일이 없어. 아이를 사랑하는 어버이가 떠벌일까? 어버이를 사랑하는 아이가 떠벌이겠니? 사랑이 없는 마음이기에 텅 빈 속에서 떼굴떼굴 구르는 부스러기가 여기 부딪히고 저기 부대끼면서 시끄럽단다. 빈 깡통에 자그마한 돌 하나 들어가면 얼마나 시끄럽니? 빈 머리·마음에 부스러기(지식·정보) 하나 들어왔다고 끝없이 시끄럽게 구는 저 무리가 보이니? 스스로 사랑하기에 참다이 바라보고 느낄 줄 알지. 스스로 사랑하기에 언제나 스스로 느끼고 받아들이지. 남이 알려주거나 가르칠 일이 없어. 스스로 묻고 스스로 보고 스스로 하고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누리기에 스스로 안단다. 그런데 ‘알지 않’고 ‘아는 시늉’이나 ‘아는 척’하는 무리가 있어.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이며 몸이 아닌 채, 여기 기웃 저기 구경을 하면서 얼핏 가져오거나 끌어온 부스러기를 내세우는 무리란다. 사랑이라는 숨결로 빛나는 사람이라면 그저 웃고 노래할 뿐이란다. 아는 사람이라면 사랑을 이야기하지. 아는 삶이라면 별빛을 노래하지. 아는 눈빛이라면 새롭게 피어나는 꽃빛으로 생각을 심고 가꾼단다. 사랑이 아니기에 따지고 싸우고 견주고 토라지고 미워하고 나무라고 등돌리고 놀리고 괴롭히지. 사랑이기에 밤하늘 별빛처럼 환하단다. 밤이 환하고, 낮에는 햇빛 사이에서 꿈꾸는 별빛은 오롯이 사랑이란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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