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탈바꿈 2023.2.25.
풀벌레는 옛몸 내려놓고
티없이 고요한 넋으로
허물벗기를 하면서
새롭게 커
나비는 애벌레몸 재우고
해맑게 가만히 꿈꾸며
날개돋이를 하면서
가볍게 눈떠
모든 아기는
어버이한테서 사랑받으며
느긋느긋 놀고 노래하니
철들며 자라
탈을 쓰면 헌몸 그대로
껍데기를 가리지만
탈을 바꾸면 새몸 그려서
빛나는 속살 가꿔
ㅅㄴㄹ
얼굴에 씌워서 다른 모습인 듯 꾸미는 것을 ‘탈’이라고 해요. 얼굴에 씌우는 “꾸민 새모습”인 ‘탈’입니다. 겉을 씌운 몸을 모두 내려놓듯 벗고서 새몸으로 가는 일을 ‘탈바꿈’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겉으로 다른 모습인 척 꾸미는 일을 안 하고, 이 겉모습(겉몸)을 그대로 내려놓으면서 한결 튼튼하게 곱게 자라려는 길이 ‘탈바꿈’이라고 여길 만해요. 풀벌레는 탈바꿈을 하면서 날개나 다리가 새로 돋아요. 우리는 어떤 탈바꿈을 하면서 철이 들거나 ‘참다운 어른’스럽게 자랄 만할까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