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3.3.14.

오늘말. 푸른손가락


모든 하루는 두갈래라고 느낍니다. 하느냐가 하나라면, 안 하느냐가 둘입니다. 늘 두마음이에요. 반기는 마음에 안 반기는 마음입니다. 누구나 두모습이에요. 몸에서 힘을 빼고 가만히 누워서 쉽니다. 몸에 기운이 흐르도록 벌떡 일어나서 삶을 짓습니다. 왼오른 가운데 하나를 고를 뜻은 없어요. 오직 사랑으로 나아가는 들꽃으로 피어날 생각입니다. 풀꽃나무를 품기에 숲님이기도 하고, 풀빛으로 물드는 푸른손가락이기에 숲보이기도 합니다. 숲작은빛으로 눈을 뜹니다. 애써 큰빛이 아니어도 됩니다. 작은숲님이 되어 푸른꽃을 보듬으려고 합니다. 너도 나도 푸른지기로 만나면서 풀꽃지기로서 이 터를 가꾸고 싶어요. 말에도 글에도 숲빛을 담습니다. 노래에도 이야기에도 푸른빛을 얹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들빛님이고, 바람을 타며 푸른빛을 흩뿌리는 숲지기예요. 두 손에는 씨앗 한 톨하고 붓 한 자를 쥐려고 합니다. 두 눈으로는 마음하고 보금자리를 바라보려고 합니다. 두 사람은 즐거이 노래하는 숨결로 만나 새롭게 마을을 북돋웁니다. 안팎으로 골고루 토닥이고, 앞뒤가 따로 없이 저마다 꽃이 되어 싱그러이 하늘숨을 마십니다.


ㅅㄴㄹ


둘·두 가지·두가름·둘가르기·두갈래·두갈랫길·두마음·두생각·두모습·두꼴·두 가지 모습·두얼굴·두낯·두 가지 얼굴·두쪽·오른왼·왼오른·겉속·앞뒤·안팎 ← 양면(兩面), 양면적, 양면성


들꽃·들나무·들님·들지기·들꽃님·들꽃지기·들빛님·들빛지기·들돌봄이·들지킴이·숲꽃·숲나무·숲님·숲돌봄이·숲지킴이·숲두레·숲지기·숲보·숲작은이·숲작은님·숲작은빛·작은숲이·작은숲님·작은숲빛·푸른꽃·풀빛꽃·푸른나무·풀빛나무·푸른돌봄이·푸른지킴이·풀빛돌봄이·풀빛지킴이·푸른손가락·푸른손·풀손가락·풀빛손가락·풀손·풀빛손·푸른지기·푸른님·푸른보·푸른깨비·풀빛지기·풀빛님·풀빛보·풀빛깨비·풀꽃돌봄이·풀꽃지기·풀돌봄이·풀지기 ←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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