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홍인혜 지음 / 미디어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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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3.12.

읽었습니다 219



  겨울이 저물고 봄이 찾아들면 바람이 바뀝니다. 그런데 여름바람이라 하더라도 낮하고 밤에 다르게 붑니다. 겨울바람도 매한가지예요. 겨울에는 여름하고 거꾸로 부는 바람이되, 겨울철도 낮이랑 밤이 다른 바람결입니다. 요새는 바람읽기를 하는 이웃을 거의 못 봅니다. 날씨가 궁금하면 하늘을 보며 바람을 읽으면 되는데, 거의 모든 분들이 손전화를 톡톡 눌러서 날씨 단추를 눌러요. 《고르고 고른 말》을 읽다가 얌전히 제자리에 꽂았습니다. 글님은 틀림없이 ‘고르고 고른 말’을 여미어 꾸러미로 선보였습니다. 다만, 하늘빛이며 바람결로 날씨를 읽지 않고서 ‘손전화 날씨 단추’로 날씨를 살피는구나 싶은 글은 너무 뻔해요. 글쓴이 이름을 가려 놓으면 누가 쓴 글인 줄 알 길이 없고, 왜 쓴 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 말이나 해서는 ‘아무개’가 될 뿐입니다만, ‘스스로 꿈짓기’하고 ‘스스로 사랑하기’라는 마음이 아닌 ‘보기좋게 잘 골라서 꾸민 말’이란 반드레한 ‘허울’입니다.


《고르고 고른 말》(홍인혜 글, 창비, 2021.11.24.)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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