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19.


《니 얼굴》

 정은혜 글·그림, 보리, 2022.9.20.



아침 07:05에 먼발치부터 퍼지는 땅울림 기운을 느낀다. 며칠 앞서도 있었고, 요 몇 해 사이에 곧잘 땅울림이 퍼진다. 고흥에는 두 가지 사납터가 있으니, 하나는 ‘나로우주센터’란 이름인 ‘미사일발사기지’요, 둘은 ‘경비행기시험장’이란 이름인 ‘무인군사드론시험장’이다. 두 곳에서 무언가 쏘거나 터뜨리면 우르르르 쾅쾅 하는 ‘울림 + 소리’가 우리 마을 우리 집까지 가로지른다. ‘사납터(군부대)’에서 살았거나 이 곁에서 지내야 했던 사람은 ‘슬픈 땅울림’을 알리라. 《니 얼굴》을 가만히 돌아본다. 처음에 ‘장현실’이란 이름으로 선보인 그림부터 ‘장차현실’로 이름을 바꾸며 선보인 그림을 모두 찾아서 읽었기에 이녁 딸아이 삶걸음도 먼발치에서 지켜보았다. 어느새 이렇게 스스로 그림순이란 하루를 짓는구나 싶은데, 어쩐지 정은혜 씨를 둘러싼 사람들이 이이한테 ‘방송·연예인’이나 ‘화가·예술가’라는 이름을 일부러 씌우려고 하는구나. 왜 그래야 하지? 그저 ‘살림순이’에 ‘그림순이’처럼 수수하게 하루를 그리고 짓고 나누고 누리면서 노래하면 넉넉하고 즐겁지 않을까? ‘-인’이나 ‘-가’ 같은 이름을 붙여서 돈을 잘 버는 틀에 맞추어야 하는가? ‘겉’을 붙이면 겉치레이다. 속을 보아야 알차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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