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15.


《피리 부는 거북이 자부치》

 제럴드 맥더멋 글·그림/서남희 옮김, 열린어린이, 2012.7.12.



먼지띠만 가득하던 하늘에 구름이 낀다. 이 구름은 먼지띠를 씻어내리는 비를 뿌려 줄까? 비가 뿌리기에 숨을 쉴 하늘이 밝고, 몸을 살리려고 마실 물이 맑다. 사람이건 풀꽃나무이건 짐승이건 풀벌레이건, 밝고 맑은 기운을 받아들이기에 스스로 빛나면서 싱그러이 살아갈 수 있다. ‘밝맑’을 잊을 적에는 숨결을 잃는다는 소리요, 삶을 등지고 살림하고 멀다는 뜻이다. ‘삶을 쓴다’는 무엇이겠는가. 쳇바퀴를 옮기기만 하면 삶쓰기가 아닌 틀박이로 흐른다. 언제나 다른 하루를 헤아리면서 스스로 생각을 지펴 밝맑이라는 기운으로 오늘을 노래하려는 마음일 적에 비로소 삶쓰기라 여길 만하다. 《피리 부는 거북이 자부치》를 아이들한테 읽힌 어버이나 어른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그저 ‘좋은책’이니 읽으라고 건네고서 끝일까, 아니면 삶을 지우며 살림을 가꾸는 사랑은 언제나 ‘노래’가 바탕이요, 우리가 늘 읊는 ‘말’에 ‘마음을 살리는 숨결을 씨앗으로 담아야’ 스스로 빛나는 줄 알아채고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말씨·마음씨·글씨·솜씨·맵시’ 같은 오랜 우리말에 ‘-씨’가 붙는 뜻을 읽어야 비로소 어른이다. 이 뜻을 모른다면 아무리 아름그림책을 많이 읽더라도 쳇바퀴에 갇히는 헛발질이다.


#JabutiTheTortoise #GeraldMcDermott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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