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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꿀 이야기 ㅣ 과학은 내친구 18
이세 히데코 그림, 후지와라 유미코 글, 엄기원 옮김, 손재형 감수 / 한림출판사 / 2003년 10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3.3.2.
그림책시렁 1158
《벌꿀 이야기》
후지와라 유미코 글
이세 히데코 그림
엄기원 옮김
한림출판사
2003.10.20.
우리말은 ‘벌’이고, 영어는 ‘bee’입니다. 우리말에는 ‘벌다’가 있고, 영어에는 ‘be’가 있습니다. ‘벌’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날부터 꽃송이를 찾아다니다가, 새로 겨울이 찾아들 즈음 벌집에서 깊이 꿈나라로 갑니다. 사람이며 곰은 ‘벌’이 ‘벌어들인’ 꿀(벌집)을 슬그머니 얻는데, 벌은 늘 넉넉하게 ‘벌어’ 놓고는 겨울맞이를 하고 봄맞이를 할 뿐 아니라, 새봄에 새롭게 꽃을 찾아다니며 일을 합니다. 《벌꿀 이야기》는 ‘벌·꿀·사람·철·살림’이 서로 맞닿으면서 부드러이 흐르는 사이를 차분히 들려줍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밥으로 짓는 쌀은 숱한 낟알이 모인 덩어리라면, 벌이 집을 이루는 살림인 꿀도 숱한 벌이 봄여름가을 바지런히 일하면서 일군 반짝반짝 노란 단물입니다. 우리는 사람으로서 꿀을 누릴 적마다 “아, 벌이 이렇게 붕붕 날며 애써 주었구나!” 하고 느끼거나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아, 겨울이 저물고 봄이 찾아오니 벌 곁에서 반짝반짝 노란 단물을 나누어 받을 수 있구나!” 하고 여기면서 기뻐할 수 있을까요? 벌레를 잡겠다면서 풀죽임물을 뿌리거나, 비닐을 씌워 돈벌이를 하려는 밭일은 벌나비도 죽이고 사람도 죽음으로 내몹니다. 벌이 깃들 들꽃하고 나무가 넉넉할 적에 모두 달콤빛을 누립니다.
ㅅㄴㄹ
#いせひでこ #伊勢英子 #はちみつ #ふじわら ゆみこ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