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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신 5
호카조노 마사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만화책 2023.2.28.
만화책시렁 513
《견신 5》
호카조나 마사야
정재옥 옮김
서울문화사
1999.12.25.
집을 짓는 개미도 대단하고, 마을을 가꾸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꿀을 모으는 벌도 대단하고, 벌한테서 꿀을 슬쩍하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꽃가루받이를 하면서 나는 나비도 대단하고, 나비가 깨어날 겨를이 없이 온통 풀죽임물로 뒤덮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살림을 스스로 짓는 길을 찬찬히 갈무리해서 이야기로 남기는 사람도 대단하고, 거짓말을 꾸며서 아이들을 길들이며 배움수렁(입시지옥)에 몰아넣는 사람도 대단합니다. 《견신》을 읽으면서 ‘대단한 두 가지’를 함께 돌아봅니다. 놀랄 만하니 놀랍고, 대단할 만하니 대단한데, ‘놀라움·대단함’은 좋고 나쁨이 아닌, 그저 겉으로 드러난 모습입니다. 어쩜 사람들은 돈을 엄청나게 쏟아부어서 그토록 끔찍한 총칼(전쟁무기)을 자꾸자꾸 만들 수 있을까요? 어쩜 사람들은 총칼을 이웃나라에 비싸게 팔았다면서 자랑할 수 있을까요? 어쩜 사람들은 이웃사람을 죽이는 짓이 ‘평화·안보’일 수 있다고 여길까요? 이야기를 짓고 책을 남길 줄 아는 사람은 틀림없이 대단합니다만, 온누리에 가득한 책은 참말로 슬기롭거나 어질거나 아름다울까요? 장삿속이 판칠 뿐 아니라, 거짓으로 홀리거나 꾀는 줄거리가 매우 많지 않나요? ‘개님(견신)’은 사람이 하는 짓을 그대로 돌려줄 뿐입니다.
ㅅㄴㄹ
‘인간은 도시도 만들고, 책도 만드는 대단한 존재구나. 후미키도 멋진 시를 짓지. 미카도 상냥하게 대해 주고 …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긴 걸까.’ (78∼79쪽)
“23과 나는 같이 있고 싶을 뿐이라구!” (153쪽)
#犬神 #いぬがみ #外薗昌也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