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8.


《제주도》

 이즈미 세이치 글/김종철 옮김, 여름언덕, 2014.5.25.첫/2019.1.1.2벌



시골버스에서 책집노래를 쓴다. 두 달 남짓 시골집에 조용히 머물면서 집안일에 말꽃짓기로 보내노라니 ‘책집노래’를 쓸 마음이 일어나지 않았다. 책집을 다녀야 책집노래를 쓸 테니까. 오늘은 문득 ‘사라진 책집’ 이야기를 쓰자는 마음이 일어났다. 그래, 이제는 이 땅에 없으나 오래도록 숱한 책손이 드나들던 사랑스럽던 책집 이야기를 몇 줄로 남기자 싶더니 어느새 세 군데 이야기가 술술 흘러나온다. ‘있는 책집’ 이야기뿐 아니라 ‘떠난 책집’ 이야기를 펴고 듣고 들려주면서 ‘오늘 책집’을 새롭게 바라볼 만하리라 본다. 읍내 글붓집에 들러 오랜 글종이를 마저 장만한다. 이제는 글종이 사기도 쉽지 않다. 읍내를 걸어다니면서 책읽기를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골버스를 기다리며 얘기꽃(동화)을 쓴다. 느즈막이 오늘 한끼를 먹고서 이 닦고 눕는다. 꿈에서 스무 해 앞서 겪어야 했던 어느 일 뒷이야기가 불현듯 나타난다. 무슨 뜻일까? 곰곰이 생각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니 별 밝은 밤. 《제주도》를 돌아본다. 2014년에 우리말로 나왔으나 2022년에야 알아차렸다. 이동안 사라지지 않았으니 얼마나 대견하면서 고마운가. 작은책을 알아보려면 작은이가 되어 작은숲에서 작은눈을 밝혀야겠지. 작은씨앗을 심는 하루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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