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핵무기 2023.2.16.나무.



너한테 총칼이 있으면, 이 총칼은 ‘너(나)를 지키는 길’에 쓰지 않아. 모든 총칼은 ‘나(너)를 죽이는 굴레’로 쓴단다. 네가 총칼을 거머쥐고서 ‘둘레에서 너를 노리는 놈’이 있다고 여기면서 물리치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넌 너를 못 지킬 뿐 아니라 ‘죽음수렁’에 너 스스로 가둔단다. 네가 너를 지키고 싶으면, 모든 총칼을 녹여서 호미·낫·쟁기·붓으로 바꿀 노릇이야. 이러면서 네 모든 몸·마음에 ‘사랑빛’을 씨앗으로 심어서 언제나 새롭게 돌보고 가꾸면 돼. 네가 너를 지키는 길은 ‘스스로 마음에 심고 품는 사랑빛씨앗’ 한 톨이란다. 열 톨 백 톨 즈믄 톨조차 아니야. 딱 한 톨이면 돼. 그저 ‘사랑빛씨앗’ 한 톨일 뿐이야. 그러나 네가 마음에 ‘사랑으로 빛나는 씨앗’이 아닌 ‘두렵거나 무서워하는 굴레’를 심거나 ‘미워하거나 좋아하거나 등돌리거나 따르는(따라가는) 마음’을 심는다면, 넌 스스로 모든 총칼(전쟁무기)을 끌어들여서 너도 죽고 남도 죽여 다같이 죽는 수렁으로 갈 테지. 생각을 하지 않고 느낌(감정)에 따라서 움직이고 길들기에 싸우고 싸우려 하고 싸움이라는 마음을 자꾸 부추기지. 왜 이겨야 하지? 왜 져야 하지? 왜 없애야 하지? 왜 있으면 안 되지? 이쪽이냐 저쪽이냐 하고 가르는 마음이 모두 싸움(전쟁)이야. ‘나눔’은 좋거나 나쁘거나 옳거나 그르지 않아. 나도 너도 누리는 노래·놀이를 사랑으로 심기에 ‘사랑나눔’이요, 너(나)부터 스스로 이기거나 져야 한다는 느낌(감정)을 심기에 ‘쪽나눔’, 곧 ‘편가르기(편파)’란다. 핵무기란 늘 ‘쪽나눔’인, 같이 죽자는 길이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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