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2.4.


《화 괴물이 나타났어!》

 미레이유 달랑세 글·그림/파비앙 옮김, 북뱅크, 2022.8.5.



둘레에서 살살 긁거나 우격다짐으로 달려들어서 부아를 일으키려고도 한다. 긁쟁이나 주먹꾼을 맞받으면 곧장 싸움판으로 번진다. 살살 긁는 이는 엉터리이게 마련이요, 우격다짐으로 달려드는 이는 얼치기이기 일쑤이다. 이들 스스로 새롭게 배우면서 거듭나려는 마음이 있다면 벌컥 성내는 일이 없다. 뜬금없이 성내면서 우리를 들볶거나 괴롭히는 무리하테 맞서야 할까, 아니면 우리 꿈그림을 새삼스레 되돌아보면서 고요히 사랑으로 다독이는 마음이어야 할까. 남을 갉거나 긁으려고 하는 모든 말은 그이 스스로 갉아먹거나 깎아내릴 뿐이다. 하루하루 다스릴 꿈그림을 바라보면서 나아가면 넉넉하다.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오는데 이웃일꾼(이주노동자)이 시골버스에 가득하다. 오늘 다같이 쉬며 마실을 나왔다가 들어가는구나. 《화 괴물이 나타났어!》를 읽었다. 뜻있는 그림책이되 몹시 아쉽다. 요즘 들어 이렇게 ‘짜증·골·부아·불길’을 터뜨리는 줄거리에 ‘배려·소통·불편·감정’을 풀어내는 책이 쏟아진다. 틀림없이 맺고 풀 삶 가운데 하나일 테지만, 어디에도 ‘사랑’이란 없이 ‘감정소모·감정배출’을 ‘싸움·겨룸·다툼’을 보여주다가 슬그머니 매듭짓는다. ‘불’은 ‘깨비(괴물)’이 아니다. 금을 긋는 싸움은 지겹다.


#MireilledAllance #GrosseColer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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