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곰의 케이크 가게 3 - SL Comic
카멘토츠 지음, 박정원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2.22.

달달하게 나누는 마음



《꼬마곰의 케이크 가게 3》

 카멘토츠

 박정원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9.10.20.



  《꼬마곰의 케이크 가게 3》(카멘토츠/박정원 옮김, 디앤씨미디어, 2019)을 아이들하고도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곰손’으로 어떻게 달달이(케익)를 굽느냐고 여길 수 있으나, 곰손이기에 땀흘리고 갈고닦아 달달이를 구워서 이웃하고 오순도순 나누는 살림을 지을 수 있습니다.


  곰은 숲을 푸르게 돌보는 어질며 듬직한 이웃입니다. 숲은 곰이 있기에 푸르면서 눈부시고 아름답습니다. 숲에서 곰이 사라지면 그만 푸른빛이 시들시들하면서 아름빛도 사그라들게 마련입니다.


  오늘 우리나라 숲에는 곰이 깃들기 어렵습니다. 사람 발길이 안 닿을 멧골은 자꾸 줄거나 사라질 뿐 아니라, 부릉부릉 매캐하게 가로지르려고 멧자락에 구멍을 내고 시커멓게 부릉길을 내곤 하지요. 얼마나 더 빨리 서울하고 이곳저곳을 이어야 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얼마나 더 많이 부릉부릉 달려야 하는지 이제는 제발 멈춰서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만 우글거리는 곳에서는 사람끼리 치고받습니다. 사람 곁에 새가 깃드는 곳에서는 아이어른이 어깨동무하면서 오붓하게 노래를 부릅니다. 사람만 바글거리는 곳에서는 풀벌레가 나물을 조금 갉는대서 끔찍하게 미워합니다. 벌나비가 나긋나긋 날개짓하는 곳에서는 아이어른이 조촐하게 살림을 지으면서 넉넉하게 나눕니다.


  콩 석 알을 사람·벌레·새가 나눈다는 옛이야기를 늘 되새길 노릇입니다. 사람 혼자 거머쥐려 하니 사람끼리 싸워요. 콩 석 알을 사람 혼자 움켜쥐려 하니 사람 사이에 위아래가 갈려 그만 배부른 놈하고 가난한 님이 나타납니다.


  《꼬마곰의 케이크 가게》에 나오는 꼬마곰은 아주 쉽게 달달이를 굽습니다. 달달이를 어떻게 굽는지 누구한테나 알려주고, 누구보다 어린배움터(초등학교) 아이들한테 나긋나긋 노래를 부르면서 가르치면서 함께 굽지요. 처음에는 ‘곰이 굽는 달달이’를 사람들이 안 쳐다보았다지만, 한두 사람 맛을 보고는 깜짝 놀라 입에서 입으로 퍼지며 어느새 널리 사랑받는 ‘꼬마곰 달달집’을 이루는데, 꼬마곰은 떼돈을 벌어들일 마음이 없어요. 스스로 맛보면서 즐겁게 사랑으로 녹아드는 달달이를 이웃 누구하고나 나누고픈 마음 하나입니다.


  우리가 사람이라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서울을 걷어치울 일입니다. 높다란 잿더미를 싹둑 끊어낼 일입니다. 부릉부릉 빨리 달리는 길을 모두 걷어낼 일입니다. 두 다리로 걷고 자전거로 달리면서, 서울부터 숲으로 돌려놓을 일입니다. 논밭을 가꾸는 시골에서는 비닐을 모두 걷어내고서 흙틀(농기계)도 죄다 치울 일입니다.


  숲에서 범이며 곰이며 늑대이며 여우가 한동아리로 살아갈 터전으로 돌려놓아야 비로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어진 마음을 되찾으리라 생각합니다. 벌나비를 동무로 여기고, 풀벌레를 이웃으로 아는 눈썰미를 키워야 비로소 사람은 사람으로서 빛나겠지요.


  새가 들려주고 가르치는 노래입니다. 벌나비가 보여주고 가르치는 일(벌이)입니다. 풀벌레가 살려주고 가르치는 살림살이입니다. 사람은 숲으로 나아가야 ‘나다움’을 깨달아 ‘나무’를 품는 ‘나’로 살며 ‘나비’로 ‘날갯짓’을 할 수 있습니다.


ㅅㄴㄹ


“서점에 가도 될까요?” “네, 들렀다 가요.” “서점에 오면 왠지 설렙니다.” “맞아요. 책 구경만 해도 즐겁지요.” “으음, 이 책 읽어 보고 싶습니다.” “새로운 케이크 레시피 책인가요?” “이겁니다! 《갓파의 오이가게》 내용이 궁금합니다!”


“키위 타르트입니다! 한번 드셔 보세요!” “훌쩍. 훌쩍.” “왜, 왜 우세요?” “오이가 아니라 키위지만 그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48쪽)


“별똥별이다! 별똥별을 같이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어 두었습니다.” (98쪽)


“헌데 얼마인고?” “도, 돈은 안 주셔도 돼요!” “멍청한 놈! 상품에 값을 치르는 건 장인에 대한 예의이지 않느냐.” “아, 알겠습니다.” (107쪽)


“자네 같은 청년이 옆에 있어 준 덕분에 따뜻하고 정직한 케이크가 됐더군. 이 늙은이는 기쁘다네.” (110쪽)


##カメントツ #こぐまのケーキ屋さん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