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17.

오늘말. 품다


말은 어려울 일이 없습니다. 마음을 담아내는 소리가 말이니, 서로 나란히 서는 벗님으로 마음을 나누면, 모든 말은 부드러우면서 사랑스레 피어납니다. 말은 디딤널입니다.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마음을 소리에 얹어서 속삭입니다. 네가 펴고픈 마음을 소릿가락으로 여미어 밝힙니다. 따로 틀을 짜야 하지 않습니다. 짜임새는 엉성하지도 대단하지도 않습니다. 수수한 얼거리로 이루는 말소리입니다. 누구나 스스럼없이 생각을 싣고 뜻을 얹으며 꿈을 그리는 말결이에요.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하듯 속살이는 말입니다. 마음에 세우는 기둥처럼 든든히 가꾸는 말입니다. 첫말을 놀랍게 해도 안 나쁘되, 첫마디를 더듬더듬 읊어도 즐거워요. 얼마나 잘 말하는가를 따질 일이 없이, 마음을 받아들이려는 길인 이야기예요. 마음하고 마음을 잇는 말이니, 서로 반가이 맞아들입니다. 하늘에 드리우며 이곳이랑 저곳을 눈부시게 잇는 무지개처럼, 나란나란 사랑을 품고 웃음을 안고 노래를 들이면서 부드러이 여는 들머리 같은 말씨 한 톨입니다. 글머리를 멋스러이 열려고 하지 마요. 오늘 이곳에서 마련하는 살림을 그저 신나는 이야기판으로 토닥이면서 들어가면 됩니다.


ㅅㄴㄹ


나란사랑·나란동무·나란벗·나란짝·나란짝꿍·나란맺이·나란하다·나란히·나란빛·무지개사랑 ← 성소수자(性少數者)


갖추다·품다·안다·들이다·들여오다·끌어들이다·글머리·글어귀·말머리·머리글·머리말·여는글·여는말·들머리·들목·들어가는곳·아가리·앞머리·어귀·입새·들어오다·오다·디딤널·디딤판·디딤돌·디딤길·디딤칸·마련하다·맞다·맞아들이다·맞이·맞이하다·받다·받아들이다·받아주다·처음·첨·첫마당·첫밗·첫씨·첫마디·첫말·처음말·첫소리 ← 도입(導入), 도입부


길·기둥·얼개·얼거리·틀·틀거리·짜임·짜임새·짜인결·뼈대·마당·판 ← 제도(制度), 제도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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