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로저와 대머리 해적 압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4
콜린 맥노튼 글.그림, 김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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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2.16.

그림책시렁 1155


《즐거운 로저와 대머리 해적 압둘》

 콜린 맥노튼

 김미경 옮김

 시공주니어

 1993.11.1.



  우리말 ‘즐겁다·신나다·기쁘다’는 뜻하고 결이 다릅니다. 겹쳐서 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대목을 눈여겨보면서 찬찬히 안 짚기 일쑤요, 집에서나 배움터에서도 어린이한테 이 쉽고 수수한 우리말을 제대로 들려주려는 어버이나 어른이 드뭅니다. 이러다 보니 “Jolly Roger”를 《즐거운 로저와 대머리 해적 압둘》로 옮기고 마는데, 막상 그림책을 펴면 ‘로저’는 하나도 안 즐거워 보여요. 마무리까지 보아도 ‘즐거움’하고는 다릅니다. 책이름을 되살피고 ‘jolly’하고 “Jolly Roger”라는 영어 쓰임새까지 찾아보고서야 “아, 이 그림책은 시름 가득한 아이랑 엄마가 이 시름을 풀어낼 신나는 일을 꿈꾸다가 드디어 신바람놀이를 찾아내고, 이동안 모든 앙금을 풀면서 새길로 가는 삶을 그리는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책이름을 차라리 “로저와 해적”이라고만 하든지 “졸린 로저와 해적”으로 하고서, 마무리에서 “졸린 로저”라는 이름을 “즐거운 로저”로 스스로 바꾸는 길을 밝힌다면 나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웃나라 그림책은 이름이나 글을 ‘그냥 안’ 씁니다. 어린이가 제 나라 말글을 새롭게 익히고 살펴서 생각을 살찌우도록 이끌어요. 이와 달리 우리나라 글책이나 그림책은 ‘아무말잔치’에 갇혀 헤맵니다.


ㅅㄴㄹ


#ColinMcNaughton #JollyRoger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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