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The Complete Maus 합본
아트 슈피겔만 지음, 권희종 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2.15.

만화책시렁 452


《쥐 1》

 아트 슈피겔만

 권희섭·권희종 옮김

 아름드리

 1994.9.1.



  1994년에 처음 《쥐》가 한글판으로 나올 적에 눈여겨보거나 좋다고 말한 이웃이 많습니다. 그무렵 둘레에서는 “최종규 씨는 만화 좋아하니까 이 책도 읽었겠네? 좋지요?” 하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이 들려주는 얘기가 도무지 살갗으로도 마음으로도 안 와닿아요.” 하고 잘랐습니다. 1995년 가을에 싸움터로 끌려가서 1997년 겨울까지 -47℃라고 하는 눈금을 보면서 용케 안 얼어죽고 살아남았습니다. 보금자리로 돌아오고 나서 다시 들추자니 《쥐》에 나오는 ‘쥐’는 바로 그린이 그대로인 모습이로구나 싶더군요. 그린이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를 바탕으로 얼핏 짠 ‘독일군 유태인 죽임짓’ 같으나 ‘사슬터(수용소)에서조차 뒷돈을 먹여 살아남은’ 사람이 보고 느낀 이야기예요. 다만 사슬터에서 이슬로 사라진 사람들은 ‘못 살아남았’으니 무시무시한 죽음 이야기가 남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1998년에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로 일하며 깃들던 곳에서 지국장님이 문득 《쥐》를 읽으시더니 “야, 이거 부자들 얘기 아냐? 부자들은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살아남는다는 얘기잖아? 이런 책이었어?” 하고 한마디 했어요. ‘있는 놈’ 얘기라서 나쁠 까닭이 없어요. 그저 ‘있는 놈’이 살아온 얘기일 뿐입니다.


ㅅㄴㄹ


장교 하나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더 깊게 파라구. 죽고 싶지 않으면. 총이 차갑잖아! 왜 사격하지 않지?” 뭐에 대고 쏴야 할지 모르겠더구나. 하지만 땅을 더 깊게 파고 쏘기 시작했어! (47쪽)


“다들 잘 차려입고들 왔단다. 사람들은 다 젊고 노동할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애를 썼는데 증명서에 좋은 도장을 받기 위해서였지.” (90쪽)


“돈이 없었으면 도와주지 않았을까요? 제 말은 그래도 한 집안 친척인데 말이죠.” “어허! 이해를 못 할 게야. 그땐 더 이상 일가친척이란 게 없었어. 그저 다들 제 목숨 유지하기도 힘들었거든!” (114쪽)


#ArtSpiegelman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