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 야구단
박수동 지음 / 대교출판 / 1995년 6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2023.2.14.

만화책시렁 509


《번데기 야구단》

 박수동

 까치

 1977.8.5.



  인천은 서울 곁에서 뭐든지 서울에 빼앗기거나 올려보내는 고장입니다. 좋게 보면 이웃나라에서 처음 들여오는 살림을 먼저 펼쳐 보이는 ‘징검다리’요, 궂게 보면 ‘처음 해보고서 잘잘못을 따진’ 다음 서울에서 펴는 터전이었습니다. 공놀이인 ‘야구’도 인천에서 처음 폈어요.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에 이은 ‘청보 핀토스’나 ‘태평양 돌핀스’가 바닥을 기더라도 “밑바닥은 서로 돌봐야지” 하는 마음이 짙었습니다. 이러구러 《번데기 야구단》은 언니하고 둘이 아끼면서 자주 되읽은 그림꽃 가운데 하나입니다. 보고 또 보고 자꾸 보니 어머니는 “좀 그만 보고 공부 해!” 하고 꾸중하다가 우리 몰래 마을 쓰레기 구덩이에 버렸어요. 어린배움터(국민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니 그림꽃책이 다 사라졌고, 부랴부랴 쓰레기 구덩이를 뒤져 건사하면, 넝마주이를 불러 몽땅 넘기셨지요. 그래도 잃고 잃은 《번데기 야구단》을 책집이며 글붓집(문방구)을 떠돌며 어렵사리 석 자락째 되샀지만, 넉 판째 버려지고는 오래도록 되사지 못 했습니다. 수수한 마을아이가 다 다른 마음을 하나로 모두어 차근차근 솜씨를 갈고닦으며 꽃가마를 타는 줄거리입니다. ‘타고난 재주’ 아닌 ‘땀흘리는 사랑’을 어린이 눈망울로 밝혔어요.


ㅅㄴㄹ


“엄마 혼자 고생한다고 이 시장바닥까지 나와서는 …….” “물꽁은 정말 효자구나!” “그런데 감독님, 새벽연습을 4시부터 하는 건 너무 빠르지 않아요?” “예? 4시라뇨? 우린 6시부터 연습을 하는데요.” (55쪽)


“꼬마야! 너 이렇게 어려운 한자를 다 읽을 수 있니?” “그럼, 이건 아주 쉬운 동화책이야.” “너 한자를 다 알겠구나?” “무슨 소리? 우리 한자는 너무 어렵고 또 글자수가 많아서 늙어죽을 때까지 공부해도 다 알지 못한대!” “그래? 정말 우리 어려운 한자 땜에 골치 아파 죽겠어!” (21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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