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22.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

 윤슬 글, 담다, 2022.5.2.



설날인 해날(일요일)이다. 집에 가만히 있으면 조용하고, 마당으로 나오면 마을 곳곳에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고, 우리 책숲을 다녀오자면 마을 고샅을 꽉 채운 쇳덩이(자동차) 물결을 본다. 이 작은 두멧시골에 이토록 쇳덩이가 물결친다면, 여느때 큰고장이나 서울은 그저 끔찍하도록 쇳덩이판일 테지. 알면서도 늘 새삼스럽다. 구름이 짙게 낀 하늘이요, 살짝 차가운 바람이다. 올해에는 밤에 불꽃(폭죽)을 터뜨리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다가, ‘아, 시끌벅적 불꽃놀이가 짜증스럽다’는 마음을 심었다고 느낀다. ‘아, 시골길을 쇳덩이가 뒤덮어 거치적거린다’는 마음까지 심었구나. 구름 너머에 있을 별을 헤아리면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을 읽었는데 여러모로 허전하다. ‘내가 좋아하는 ……”이나 “…… 동사들”이란 책이름 얼개는 어쩐지 낯익다. 요즈막에 이래저래 팔리는 여러 책에 붙는 이름을 따라가기보다는 스스로 삶을 새롭게 바라보면서 스스로 꿈을 지으려는 마음으로 글을 여미면 될 텐데. ‘글쓰기 수업·강좌’가 어느새 너무 큰 돈벌이판으로 바뀌었다. ‘수업·강좌’나 ‘선생·멘토·강사’가 아닌 ‘글수다·글노래·글놀이’를 함께하는 ‘글벗·글동무·글이웃’이면 넉넉하리라 생각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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