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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 동네 동산바치들이 만든 소박한 정원 이야기
김인수 지음 / 목수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3.2.10.
사진책시렁 109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
김인수
목수책방
2019.11.5.
모든 꽃은 스스로 피어나서 씨앗을 맺은 다음 가만히 시들어 흙으로 돌아갑니다. 사람 손길을 타면서 한결 크고 환하게 피어나는 꽃도 있습니다만, 사람 손길만으로는 피어나지 않는 꽃입니다. 해바람비가 어우러지는 푸른별 숨결을 고루 맞아들여서 새록새록 지피는 꽃이에요. 스스로 피어나면서 맑고 밝게 둘레를 품는 꽃이듯, 사람들은 저마다 들꽃살림을 가꾸고 지으며 폅니다. 나라(정부)나 돈바치(대기업)가 들숲을 마구 밀어붙여서 잿더미(아파트 단지)를 때려지어야 집을 얻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누구나 손수 짓고 가꾸어 아이들을 낳아 돌보면서 차곡차곡 일구는 살림길입니다. 《서울 골목길 비밀정원》은 서울 곳곳에 아직 골목밭이 있고 골목꽃이 피던 무렵 천천히 골목마실을 하던 자취를 들려줍니다. 얼핏 스칠 적에는 볼 수 없는 들꽃이요 골목꽃입니다. 부릉부릉 내달릴 적에도 못 볼 뿐 아니라 안 느낄 들꽃이자 골목꽃입니다. 쇳덩이(자동차)에서 내려야 하고, 봄여름가을겨울 철마다 새삼스레 마실해야 하며, 아침저녁에 밤낮으로 둘러볼 수 있으면, 누구나 골목밭에 마을밭을 알아봐요. 알고 보면 ‘숨은뜰’은 아닙니다. 그저 ‘마을뜰’입니다. 스스로 마을사람이라면 스스로 심고 사랑하면서 골목빛에 마을빛을 나눕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