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홀릭 - 중독 주의 설렘 주의
최종수 지음 / 자연과생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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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숲노래 사진책 2023.2.10.

사진책시렁 114


《버드홀릭》

 최종수

 자연과생태

 2021.1.15.



  저는 우리 아이들한테 새이름을 굳이 알려주지 않으며 살았습니다. 다른 이들이 붙인 이름을 알든 모르든 아이가 “저 새 뭐야?” 하고 물으면 “응, 저 새는 어떤 이름일까?” 하고 먼저 되묻고선 “넌 저 새한테 어떤 이름을 붙여 주겠니?” 하고 더 물었습니다. 아이 스스로 모든 새를 놓고서 이름을 따로 붙이는 길이 먼저요, 이렇게 갈래를 짓는 눈썰미가 들 즈음 비로소 “둘레에서는 저 새한테 이런 이름을 붙이기도 해. 숲노래 씨는 숲노래 씨대로 느끼고 만나기에 다르게 이름을 붙이기도 하지.” 하고 알려주고서 ‘새를 다루는 그림책·빛꽃책’을 하나하나 건네었어요. 《버드홀릭》을 먼저 읽고서 아이들한테 건넬 텐데, 아이들이 입을 뾰로퉁 내밀면서 “‘버드홀릭’이 뭐야? 새를 왜 ‘새’라고 안 해? 왜 멋부려?” 하고 핀잔을 하겠다고 느껴요. 참 그렇습니다. 새는 ‘새’입니다. 새를 ‘새’라고 말하면서 말밑·말결·말뜻을 헤아리지 않는다면 새를 알 길을 스스로 막습니다. 숲하고 마을 사이(새)에 있고, 하늘하고 땅 사이(새)에 있고, 날개를 달며 피어나서 바람을 타는 숨결은 눈부십니다(새로움). 새바라기를 하며 새한테 사로잡혀 새를 사랑하는 눈길로 담은 이야기에는 ‘새’란 이름으로 사이에 설 수 있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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