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6.
오늘말. 젖내
모르기에 배웁니다. 배우고 다시 배우지만 모자라기에 새삼스레 배웁니다. 배우고 또 배우지만 어쩐지 풋내기를 못 벗어날 적에는 젖내가 나거나 젖비린내가 난다고 하더군요. 그러나 풋솜씨는 아직 아이스러운 모습일 뿐, 철없거나 후지거나 너절하지 않아요. 배우려는 마음이 없이 이웃을 비웃거나 깎아내리는 이들이야말로 너저분하고 젬치에 어중이 같습니다. 생각하는 사람은 새롭게 배우면서 고개를 숙여요. 가을날 익은 벼는 가만히 고개를 숙이면서 가벼운 바람에도 즐거이 춤추면서 온 들판이며 마을에 구수한 숨결을 퍼뜨립니다. 생각없는 사람은 늘 우쭐거리고 콧대를 높이기에 우스워 보이는데, 스스로 얼마나 구지레한 줄 못 느끼기에 쪼잔하고 어리석고 엉성한 말짓에 몸짓을 일삼습니다. 아이는 그저 어릴 뿐입니다. 어린이는 얼치기가 아닙니다. 아이를 얕보는 마음이 얼치기요 코흘리개입니다. 아직 못 하는 사람은 풋내가 날 뿐, 고약하거나 못나지 않아요. 풋풋한 이웃을 나무라는 이야말로 엉터리에 후줄근한 고얀놈 같아요. 어른이라면 어른스러울 노릇이요, 아이라면 아이다울 일입니다. 사람답게, 사랑스럽게, 숲빛으로 바라보고 그립니다.
ㅅㄴㄹ
비리다·젖내·짧다·풋내·풋내기·풋솜씨·풋짓·모르다·모자라다·젊다·쪼잔하다·쩨쩨하다·지저분하다·고약하다·고얀·고얀놈·고얀것·고얀짓·괘씸하다·괘씸짓·괘씸쟁이·괘씸꾼·구지레·구질구질·꼼수·너저분하다·너절하다·다랍다·더럽다·더럼길·더럼짓·더럼꼴·못나다·못난꼴·못난짓·스무 살·어리다·어리석다·코흘리개·생각없다·우습다·웃기다·울다·아이·애송이·얼치기·엉성하다·엉터리·아이같다·아이답다·아이스럽다·젬것·젬치·젬뱅이·자잘하다·주저리·주접·어설프다·어수룩하다·어정쩡하다·어줍다·어중이·어중이떠중이·처음·철없다·후지다·후줄근하다 ← 치기(稚氣)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