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6.

오늘말. 하하호호


열 살 나이에는 스무 살 나이가 까마득했고, 스무 살로 접어들 즈음에는 서른 살 나이가 아득했습니다. 둘레에서는 젊음을 몇 살 즈음으로 따지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스스로 철을 잊은 나이라면 언제나 철없거나 늙을 뿐이요, 스스로 철을 헤아리면서 고이 품는 마음이라면 언제나 젊은피로 짙푸르게 살아간다고 느껴요. 스물서른도 눈부신 아이요, 마흔쉰도 눈부신 나이입니다. 열스물도 빛나는 나이요, 예순일흔도 빛나는 나이예요. 하나둘셋처럼 따지는 셈은 덧없습니다. 몇 살 언저리여야 꽃철이지 않습니다. 어느 나이를 넘어서기에 달콤철은 끝났다고 여길 수 없어요. 남이 즐겁게 해주는 삶이 아니에요. 아침을 맞이할 적에 스스로 꿈을 그리고서 하루를 짓기에 즐거운 오늘입니다. 저녁이 다가올 적에 스스로 하루를 곱새기고서 고즈넉이 노래를 읊기에 신나는 오늘입니다. 섣불리 금을 긋지 말아요. 이래야 하거나 저러면 안 된다는 눈금을 매기면 노상 고단합니다. 한 줌만 쥐기에 하하호호 못 웃지 않아요. 한 움큼이어도 하하 웃으면서 반갑습니다. 어여쁜 이가 옆에 있기에 사랑날이지 않습니다. 스스로 눈꽃을 피우며 춤추기에 사랑길이요 꿀날입니다.


ㅅㄴㄹ


스물서른·스무서른·스물서른줄·젊음·젊다·젊은이·젊은피·젊은날·한창·빛나다·눈부시다·짙푸르다·철없다 ← 이삼십(二三十), 이삼십대(二三十代)


꽃날·꽃나날·꽃철·꿀날·꿀철·꿀달·달콤날·달콤철·달콤달·사랑길·사랑날·사랑철·신바람길·신바람날·신바람철·하하·하하호호·즐겁다 ← 허니문(honeymoon), 신혼, 신혼기, 신혼생활


금·눈·눈금·눈꽃·몫·줌·움큼·가운데·가운몫·가운치 ← 퍼센트, 프로(percent), 백분(百分), 백분율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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