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넋 / 숲노래 우리말 2023.2.3.
나는 말꽃이다 128 생각
우리말 ‘생각’을 억지로 한자 ‘生覺’에 꿰맞추려는 분이 있습니다. 꿰어맞춘다고 해서 잘못일 까닭은 없어요. 꿰어맞출 적에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는 마음이 옅거나 스러지는데, 이러다 그만 생각하는 빛줄기를 잊다가 잃더군요. 우리말 ‘생각’은 ‘생생하다·싱싱하다’하고 ‘새롭게·새로·새·새삼·새록새록’에다가 ‘생기다’ 같은 낱말하고 밑줄기가 나란하고, ‘가다·갈다’나 ‘가꾸다·가리다·감다’ 같은 낱말하고도 밑뿌리를 잇습니다. 마음에서 피어나는 빛살이라 할 생각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새롭게 깨어나는 빛이기에 생각입니다. 모든 생각은 새롭게 일어나는 빛줄기이자 말빛이에요. 말결·말뜻·말밑을 알고 보면, ‘생각 = 새롭게 나아가려고 짓는 길을 말로 마음에 심어서 깨어나는 빛’일 테니 “새로운 생각”이라고 하면 겹말이에요. “생각하는 사람”하고 “생각 않는 사람”으로 가를 뿐입니다. “생각하는 사람 = 스스로 삶을 새롭게 가꾸려 하면서 스스로 살림을 짓는 길로 나아가는 사람”입니다. “생각 않는 사람”은 거꾸로일 테고요. 이 삶터에서 모든 배움길은 “생각을 빛내는 마음”에서 태어납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말 한 마디를 짓고 엮어서 나눕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말을 익히고 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