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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원피스 ㅣ 정원 그림책
카미유 안드로스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선희 옮김 / 봄의정원 / 201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3.2.2.
그림책시렁 1135
《소녀와 원피스》
카미유 안드로스 글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선희 옮김
봄의정원
2019.12.12.
저는 어릴 적부터 ‘플라스틱실(아크릴·레이온·나일론……)’을 살갗이 꺼렸습니다. 플라스틱실로 짠 옷을 걸치면 살갗이 닿은 데마다 빨갛게 일어나고 간지럽고 따가웠습니다. 우리 집 어머니나 이웃집 어머니는 으레 “입다 보면 두드러기가 가라앉고 나아진단다.” 하고 타일렀지만, 살갗이 꺼리는 옷에 살갗이 맞출 수 없는 노릇입니다. “다른 아이들은 잘만 입는데 넌 왜 못 입니?” 하고 나무라거나 때려 본들, 살갗이 꺼리는 옷은 못 입을 수밖에 없어요. 《소녀와 원피스》를 읽었습니다. 옷 한 벌을 마주하는 마음을 찬찬히 담아내는 얼거리입니다. 어떤 옷이든 우리 스스로 마음으로 마주할 적에 고운 옷이요, 어떤 옷감이나 실이라 해도 사랑을 담아서 여미면 우리 몸이 반길 만합니다. 그런데 왜 나라(정부)·일터(회사)는 풀하고 짐승한테서 얻은 실로 옷을 짓지 않고, 일부러 플라스틱실을 자꾸 뽑아낼까요? 플라스틱실은 참말로 값싸거나 가벼우면서 이바지할까요? 사람들을 억지로 가두거나 길들이는 굴레이지 않을까요? 튼튼한 몸이라 플라스틱실에도 멀쩡한 아이들이 있지만, 어쩔 길 없이 ‘입히는 대로 입고서 참거나 견디거나 눈물을 삼키는’ 아이들이 수두룩합니다. 돌고도는 옷 한 벌을 좀더 밑바탕부터 살피기를 바라요.
#TheDressAndTheGirl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