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의 기술 - 트럼프는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The Art of the Deal 한국어판
도널드 트럼프 지음, 이재호 옮김 / 살림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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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1.30.

인문책시렁 272


《거래의 기술》

 도널드 트럼프

 이재호 옮김

 김영사

 2004.11.1.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이재호 옮김, 김영사, 2004)을 진작에 읽고 새겨 보았습니다. 미국 우두머리로 서기도 했던 분이 어떻게 밑바닥부터 맨손으로 치고 올라가서 스스로 금빛을 이루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곰곰이 살필 대목이 많습니다. “The Art of the Deal”을 “거래의 기술”로 옮겨야 했을까 아리송합니다만, 우리나라는 영어도 우리말도 아직 이만큼밖에 못 쓰는 굴레로 여길 노릇이겠지요.


  다시 말하자면,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는 눈’이라든지 ‘힐리리·오바마·바이든이 얽힌 군산의학복합체 커넥션을 보는 눈’에 따라서 ‘저쪽 먼나라 이야기’ 아닌 ‘바로 우리 이야기’를 가로지르는 길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장사꾼으로 일하던 트럼프는 언제나 민주당·공화당에 목돈을 뒷배(정치후원금)로 내놓았습니다. 미국이란 나라에서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려면 두 곳에 똑같이 뒷배를 안 하면 길을 열 수 없다고 합니다. 두 곳에 목돈을 주더라도 이 목돈을 껑충 뛰어넘는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미국은 어떤 나라이기에 민주당·공화당으로 스스로 갈려서 쌈박질을 할까요? 둘이 갈라서 쌈박질을 하기에 셋쨋길이나 새길을 열 틈바구니를 아예 틀어막는 얼거리이지는 않을까요? 그리고 둘로 갈라 쌈박질을 하는 얼개를 둘이 일부러 마련해 놓기에 미국사람 스스로 ‘우리 무리만 옳다’는 마음으로 밀어붙이면서 ‘나라(정부)가 시키는 대로 길드는 굴레’를 뒤집어쓰지는 않을까요?


  트럼프란 사람이 미국 우두머리이기 앞서 쓴 책을 읽는다면 몇 가지를 느낄 만합니다. 첫째, 미국 민낯뿐 아니라 우리 민낯을 새록새록 들여다볼 만합니다. 둘째, 숱한 새뜸(언론)이 눈속임으로 뒤집어씌우면서 우리 스스로 눈먼이로 갇히도록 하는 까닭도 엿볼 만합니다. 셋째, 배움터(학교)가 참말로 배움터 노릇을 하는지, 아니면 착한 종(노예)이 될 톱니바퀴를 똑같이 짜맞추는 노릇을 하면서 허울을 씌우는지도 살펴볼 만합니다.


  트럼프는 ‘Deal’을 할 줄 아는 사람이고, ‘Deal’을 한 사람입니다. 영어 ‘Deal’은 ‘돌림(돌리다)’입니다. 돈을 돌리고(움직이고), 삶을 돌리고(움직이고), 생각을 돌리고(움직이고), 마음을 돌리는(움직이는) 길이 무엇인가 하는 실마리를 차곡차곡 풀어낸 《거래의 기술》입니다.


  우리는 생각하고, 보고, 찾고, 배우고, 새롭게 지을 줄 알아야 합니다. 쌈박질이나 갈라치기가 아닌 ‘마음에 꿈씨앗을 심고서 가꾸는 나날을 살아갈’ 노릇입니다. 겉(언론플레이)으로 드러나는 허울(언론보도)이 아닌, 눈을 고요히 감고서 마음으로 민낯(진실)을 알아보려고 하는 몸짓을 일으켜서 이 터전을 바라볼 일입니다. 바라기(팬덤)로는 아무것도 못 바꾸고 길든 채 종이 됩니다. 누구나 스스로 ‘나다운 나를 나부터 날갯짓하기’로 일어날 적에 비로소 ‘사람·어른·사랑’으로 솟아날 수 있습니다.


ㅅㄴㄹ


나의 9살 난 아들 도니로부터 전화가 왔다. 몇 시쯤 집에 들어오겠느냐는 전화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든 아이들 전화는 항상 받는다. 도니 말고도 6살 난 이반카와 3살 난 에릭, 두 아이가 더 있다. 그 애들이 앞으로 나이를 먹게 되면 아빠 노릇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29쪽)


땅을 살 생각이 있으면 주변에 사는 사람들에게 학교는 어떤지, 도둑은 없는지, 장보러 다니기는 편리한지 물어본다. 내가 사는 지방이 아닐 경우에는 택시를 집어탄 뒤 운전사들에게 질문을 하기도 한다. 묻고 묻고 또 물어서 의문을 해결한 뒤에야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신통하게도 아무에게든 직접 물어서 얻게 되는 결론이 항상 자문회사의 조사 결과보다 유용했었다. (80쪽)


나는 아주 운이 좋아서 최고의 건물을 지으면서 최소의 비용을 들였다. 트럼프 타워의 단점을 선전으로 덮기도 했으나 결론은 최고의 물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90쪽)


또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회사의 경우 최고위층 밑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단지 고용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고용인은 타인의 거래를 위해서 싸움을 하려 하지는 않는다. (162쪽)


내 어머니는 일생을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그러나 나는 중요한 일자리에 여성들을 다수 고용했고 그들은 매우 일을 잘해냈다. 사실 그들은 주위 남자들보다 더 능력 있는 경우가 많았다. (2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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