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동무 꼭두 우리아이들 우리 얼 그림책 3
김하루 지음, 김동성 그림 / 우리아이들(북뱅크)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3.1.27.

그림책시렁 1138


《길동무 꼭두》

 김하루 글

 김동성 그림

 북뱅크

 2022.11.30.



  아이가 죽음이 무엇이냐고 물을 적에 마음을 기울여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어른은 이제 얼마나 있을까요. 죽으면 나쁘다고만 얘기하려나요. 죽으면 아무것도 안 남는다고 얘기할는지요. 죽음을 두렵다고 여기거나 나쁘다고 보기에 잠자리조차 제대로 못 이루곤 합니다. 곰곰이 보면 모든 사람은 일(움직임)을 마치고서 잠(꿈)으로 나아갈 적에 몸을 내려놓습니다. 이 ‘몸 내려놓음 = 죽음’입니다. 아침을 맞이하면서 눈을 번쩍 뜨고 일어나는 ‘몸 일으킴 = 삶’이에요. 누구나 아침저녁으로 삶죽음을 되풀이하지요. 《길동무 꼭두》는 ‘꼭두’라는 작은님(인형)을 마주하는 아이가 시나브로 죽음빛을 바라보고 헤아리는 길을 들려줍니다. 우리가 저마다 어질게 살림을 지으면서 사랑으로 아이를 낳아 돌보던 수수한 삶길을 건사하는 어른이라면, 아이 곁에서 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생각에 씨앗 한 톨을 고이 심으리라 봅니다. ‘꼭두’는 잇는 첫자리입니다. 맨앞을 우리말로 ‘꼭두’뿐 아니라 ‘꽃등’이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처음은 끝이기도 합니다. ‘꽃·꼴찌’하고 ‘꼭두·꽃등·꼭대기’는 말밑이 같아요. 삶죽음이란 늘 하나이면서 처음이자 끝으로 얽히는 동그라미입니다. 차분히 바라볼 수 있다면 오늘 이곳이 눈부십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