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꽃 당신이 올 때 사과꽃 시선 3
신현림 지음 / 사과꽃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노래책 / 숲노래 시읽기 2023.1.24.

노래책시렁 268


《사과꽃 당신이 올 때》

 신현림

 사과꽃

 2019.2.25.



  남한테 이러구러 잔소리를 해본들 달라질 일이 없습니다. 남한테 따질 까닭이 없이 내가 나한테 사랑노래를 들려주면서 스스로 피어나면 됩니다. 노래(시)란 남한테 자랑하거나 보여주려는 글가락이 아닙니다. 글꽃(문학)이란 남한테 읽히려고 멋부리는 글자락이 아닙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스스로 마음에 사랑씨앗을 심으면서 생각을 밝혀 나부터 꽃으로 피어나기를 바라는 하루를 살아낸 자취를 가만히 담거나 옮기기에 노래요 글꽃입니다. 《사과꽃 당신이 올 때》은 제자리걸음조차 아닌 뒷걸음을 드러냅니다. 신현림 님이 큰고장(대도시)이 아닌 시골로 터전을 옮겨 풀꽃나무를 이웃삼고 해바람비를 동무삼는다면 글결이 활짝 피어나리라 생각합니다. 큰고장에 깃들어 서울곁에 머물 적에는 어쩔 길 없이 서울바라기로 머뭅니다. 서울마실을 안 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에요. 서울바라기 아닌 숲바라기일 적에 말꽃이 깨어나고, 이 말꽃이란 마음꽃이게 마련입니다. 마음꽃을 말꽃으로 읊을 줄 안다면, 말꽃은 저절로 글꽃으로 옮아갑니다. 꾸밀 까닭이 없이 온하루가 노래꽃입니다. 다만, 서울도 부릉이(자가용)도 잿집(아파트)도 버려야 합니다. 글을 쓰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면, 누구나 숲을 품는 숲순이에 시골돌이로 살림을 지으면 됩니다.


ㅅㄴㄹ


인생 대부분을 건물에서 사는 우리가 / 우주, 인생 전체를 어찌 느낄 수 있을까 / 중심을 가지고 세상을 잘 볼 수 있을까 / 뼈 빠지게 일하는 몸은 / 왜 이리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일까 (지금 울고 싶은 곳/37쪽)


나는 촛불을 왜 들었나? / 묻게 되는 나날이다 / 한국바퀴가 잘 구르지 않아 / 하늘 위에서 타고 있었다 / 물과 밥그릇을 놓칠까 봐 의협심은 (체게바라와 걷던 시간/47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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