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2023.1.13.

오늘말. 우물개구리


눈이 멀면 마음소리가 아닌 겉발림에 홀려 앞뒤를 못 가립니다. 귀가 먹으면 마음노래가 아닌 입발림에 속으며 그만 치달리거나 미칩니다. 처음이라 모를 수 있습니다. 코흘리개이니 우격다짐으로 할는지 몰라요. 철없으니 덤비느라 그만 엉터리로 망가뜨리는 바보짓을 할 때가 있어요. 덜떨어지기에 나쁠 까닭이 없습니다. 알지 못 할 뿐이니 멍청이라 여길 텐데, 얕은 꾀로 무턱대고 하는 이웃이 있다면 살살 달래어 풀어 주면 됩니다. 마구잡이로 달리는 얼뜨기 같은 동무가 있으면 부디 똥오줌을 가릴 수 있도록 슬슬 다독여서 북돋아 주면 되어요. 개구리뿐 아니라 사람도 우물에 갇히면 그만 넋이 나갑니다. 비좁은 곳에서 생각을 못 키우면서 생뚱맞은 길을 쳐다볼밖에 없어요. 누가 막기 때문에 한 치 앞을 못 보지 않아요. 헬렐레 하고 마음을 놓았기 때문입니다. 잡살뱅이마냥 맹하게 달려들지 말아요. 좀스럽게 굴지 말고 눈을 떠요. 뚱딴지처럼 나대지 말고, 넋을 추스르고 얼을 깨워서 한 걸음씩 새롭게 내딛어요. 우물개구리 아닌 들개구리로 뛰놀아 봐요. 숲개구리로 뜀박질을 하고, 바다개구리로, 멧개구리로 차근차근 피어나 봐요.


ㅅㄴㄹ


눈멀다·귀먹다·먼눈·알못·모르다·아직·우물개구리·넋나가다·넋빠지다·넋잃다·넋뜨다·넋비다·넋가다·넋뜨기·넋빈이·넋간이·얼나가다·얼빠지다·얼잃다·얼간이·얼뜨기·얼빈이·꼴값하다·덜떨어지다·비좁다·뿌리얕다·바보·바보스럽다·바보짓·바보꼴·멍청이·멍텅구리·돌머리·똥오줌 못 가리다·뚱딴지·머리가 돌다·마구·마구마구·마구잡이·막하다·앞뒤 안 가리다·맹하다·맹추·생각없다·아무렇게나·우격다짐·함부로·얕다·어리바리하다·어리석다·엉뚱하다·엉터리·난데없다·덮어놓고·무턱대고·생뚱맞다·설렁설렁·내달리다·달려들다·덤비다·미쳐날뛰다·미치다·치달리다·우습다·웃기다·잡살뱅이·잡살꾼·젬것·젬치·젬뱅이·지랄·좀스럽다·좁다·졸때기·졸따구·짧다·쪼다·쪼들리다·풀지 못하다·한 치 앞도 못 보다·처음·처음 겪다·처음 듣다·처음 보다·처음 있다·철없다·코흘리개·푼수·푼수데기·헬렐레 ← 맹목, 맹목적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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