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21.


《작은 별》

 멤 폭스 글·프레야 블랙우드 그림/황연재 옮김, 책빛, 2020.12.30.



미닫이가 없는 길손집에서 하루를 연다. 미닫이가 없으니 낮인지 밤인지 새벽인지 종잡지 못 하지만 빗소리를 듣는다. 〈여행하다〉는 열지 않았네. 노래꽃만 글월집(편지함)에 넣는다. 〈주책공사〉에 들른다. 서울서 아이랑 찾아온 책손님이 있다. 오늘 새벽에 새로 쓴 노래꽃 ‘솔벌레’를 옮겨적어서 건넨다. 보수동 책골목에 다시 가 보는데 뭔가 시끌벅적하게 때려부수는 소리랑 몸짓에 ‘다 쓰러져가는 뒤켠’으로 바뀌는 듯싶다. 어제도 오늘도 〈낭독서점 시집〉은 안 연다. 〈책방사진관〉에서 책 두 자락을 산다. 비를 흠뻑 맞으면서 걷다가 사상나루로 가서 순천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이제 집에 가서 쉬자. 《작은 별》은 작게 빛나는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얼핏 보면 ‘아기로 태어나 살다가 늙어서 죽는 한살이’를 그리는 듯하지만, 삶하고 죽음은 따로 없이, 모든 숨결은 그저 별빛일 뿐, ‘몸뚱이로는 삶을 말할 수 없’고 ‘오직 마음으로만 삶을 말할 수 있’는 하루를 별빛으로 그려낸다. 사람도 새도 벌레도 나무도 돌멩이도 똑같이 별이다. 해도 이 땅도 별이다. 눈을 감고서 보자. 크기·높이를 내려놓아야 별빛을 누린다. 눈을 새롭게 뜨고서 보자. 어질고 착하고 참하기에 사람이다. 몸뚱이만 사람일 수 없다.


ㅅㄴㄹ

#TheTinyStar #MemFox #FreyaBlackwood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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