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씨의 포옹
정은혜 지음 / 이야기장수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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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1.9.

그림책시렁 1195


《은혜 씨의 포옹》

 정은혜

 이야기장수

 2022.8.23.



  일을 하는 사람은 ‘일꾼’이고, 살림을 하는 사람은 ‘살림꾼’이고, 장사를 하는 사람은 ‘장사꾼’이고, 신나게 노는 사람은 ‘놀이꾼’이고, 노래를 하는 사람은 ‘노래꾼’입니다. 글을 쓰기에 ‘글꾼’이고, 그림을 그리기에 ‘그림꾼’이고요. 그러나 어쩐지 ‘-꾼’이란 이름을 스스럼없이 맞아들이며 살림길을 펴는 이웃님이 드뭅니다. ‘흙꾼’이라 밝히는 이웃보다는 ‘농부’처럼 한자말을 써야 한다고 여기는 분이 훨신 많아요. 살짝 말끝을 바꾸어 ‘일님·일지기·일바치·일쟁이’나 ‘그림님·그림지기·그림바치·그림쟁이’처럼 쓰기도 합니다. 때로는 ‘일순이’나 ‘그림돌이’라 하고요. 굳이 ‘예술가·화가’여야 하지 않고, ‘아티스트·일러스트레이터’여야 하지 않습니다. “이름이 뭐 대수인가?” 하고 여긴다면 영어나 한자말이 아닌, 수수하고 쉽게 우리말로 쓸 노릇이고, “이름이 대수롭지!” 하고 여길 적에도 투박하게 삶빛을 담는 우리말로 쓸 일입니다. 《은혜 씨의 포옹》을 읽고서 여섯 달을 가만히 돌아보았습니다. 정은혜 님은 ‘그림님’이나 ‘그림꾼’일까요, 아니면 ‘그림순이’나 ‘그림지기’일까요, 아니면 ‘화가·예술가·배우·연예인’일까요? 그냥 “그림 그리기”이기를 빕니다. 그저 풀빛으로.  연예인이 되지 말고, 그림을 그리기를 빕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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