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자벌레 파랑새 그림책 22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물구나무(파랑새어린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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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1.1.

그림책시렁 1103


《꿈틀꿈틀 자벌레》

 레오 리오니

 이경혜 옮김

 파랑새

 2003.11.15.첫/2007.5.28.3벌



  잘 쓴 글이나 잘못 쓴 글은 없습니다. 저마다 스스로 삶을 쓸 뿐입니다. 잘 찍은 빛꽃(사진)이나 못 찍은 빛꽃도 없습니다. 저마다 스스로 남겨서 보여주고 싶은 삶을 옮길 뿐입니다. 그저 늘 하나가 달라요. 모든 글하고 빛꽃은 ‘우리 삶’이되, ‘좋아하는 삶’인가 ‘사랑하는 삶’인가 하나가 다릅니다. 《꿈틀꿈틀 자벌레》는 날개를 달고서 훨훨 바람을 가르는 ‘자나방’이기 앞서, 아직 잎을 갉으면서 천천히 기어다니는 ‘자벌레’ 삶을 들려줍니다. 나는 자나방이건 기는 자벌레이건 삶은 매한가지입니다. 아니, 삶을 바라보는 눈썰미는 매한가지예요. 날개를 달고서 바람을 타야만 ‘좋을’까요? 참말로 날는지 못 날는지 모르는 채 볼볼 기어다니니 ‘나쁠’까요? 자나방 아닌 자벌레인 삶에서는 자벌레로서 기쁘게 잎을 갉으며 푸르게 하루를 노래하기에 즐겁고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럽습니다. 아기더러 달리기를 하거나 밥을 차리거나 집을 지으라 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아이더러 짐을 나르라 시키거나 바깥일을 맡길 까닭이 없습니다. 자벌레는 자벌레로서 꿈틀꿈틀 제 몸과 하루를 사랑할 줄 알기에 뭇새가 찾아들어 이모저모 놀리듯 괴롭혀도 아무렇지 않게 마주하면서 척척 지나갑니다. 꿈은 꿈틀꿈틀 천천히 자라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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