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29.
《100가지 사진으로 보는 우주의 신비》
윌 게이터 글, 안젤라 리자·다니엘 롱 그림/장이린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22.8.30.
오늘은 비가 그치나 싶더니 바람이 휭휭 분다. 이따금 비가 오다가 멎는다. 미역국을 한 솥 끓여놓고서 읍내에 간다. 옆 황산마을을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타고서 돌아온다. 들길을 걷는데 집에서보다 바람이 훨씬 세차다. 얼굴이 얼얼하다. 고무신이 닳아서 새로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275가 아닌 270을 샀더라. 바꿀까 생각하다가, 작은아이가 머잖아 발이 크면 신겠거니 여기면서 그냥 두기로 한다. 저녁에 비가 멎을 즈음 멧비둘기 한 마리가 전깃줄에 앉아 우리 집 마당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오늘 하루도 새록새록 잘 흘러갔는가. 《100가지 사진으로 보는 우주의 신비》를 작은아이하고 읽었다. 영어 ‘Universe’를 일본사람은 한자말 ‘우주’로 옮겼다. ‘우주’는 오랜 한자말로 여기는 분이 꽤 있는 듯싶으나, 우리말은 ‘누리’이다. 푸른별에 깃든 너른 곳은 ‘나라’이고, 이 ‘나라’를 넘어선 너른 터전이 ‘누리’이다. 조금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누리·무리고리’는 ‘ㅇ·ㄴ·ㅁ·ㄱ’만 다를 뿐 한동아리이다. 겉(현상)으로 온누리를 읽어도 안 나쁘지만, 속(참빛)으로 온누리를 읽는 길을 어린이하고 마음으로 연다면 언제나 새롭고 환하리라. ‘우리’는 ‘누리’로 갈 수 있으나 ‘무리’나 ‘고리’에 갇힐 수도 있다.
#TheMysteriesOfTheUnivers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