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3 - 애장판
오자와 마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푸른책 / 숲노래 만화책

언제나 포근히 햇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3》

 오자와 마리

 박민아 옮김

 서울문화사

 2005.1.30.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3》(오자와 마리/박민아 옮김, 서울문화사, 2005)을 되읽었습니다. 처음 이 그림꽃을 만난 뒤로 곧잘 되읽으면서 마음을 추스릅니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하고 싶은 날, 어른이란 어떤 길일지 돌아보고 싶은 날, 사람이란 어떤 삶인지 헤아리고 싶은 날, 오자와 마리 님 그림꽃을 곁에 놓으면 언제나 포근히 내려앉는 햇볕을 느낄 만합니다.


  사랑이란, 어렵지 않되 쉽지 않습니다. 사랑은 늘 사랑입니다. 어른은, 높지도 않으나 낮지도 않습니다. 어른은 언제나 어른입니다. 사람은, 똑똑할 까닭도 바보일 까닭도 없습니다. 사람은 그저 사람입니다.


  어렵게 꾸미거나 쉽게 내뱉을 적에는 으레 사랑하고 멀어요. 높이거나 낮출 적에는 노상 어른스러움하고 동떨어지게 마련입니다. 자랑을 하건 깎아내리건 모두 삶을 잊은 모습입니다.


  노래하는 하루이기에 사랑이 흐릅니다. 같이 놀고 같이 쉬고 같이 누리는 살림이기에 아이어른이 함께 즐겁습니다. 기꺼이 배우고 스스럼없이 가르치는 사이인 동무요 이웃이에요.


  햇볕이 있기에 푸른별이 살아숨쉽니다. 햇볕이 없으면 몽땅 얼어죽어요. 이름이 드높건 돈이 넘치건 힘이 세건 다 부질없습니다. 햇볕 한 줌하고 바꿀 수 없어요. 무시무시한 총칼(전쟁무기)을 앞세우더라도 하나같이 덧없습니다. 햇볕 한 줌하고 댈 수조차 없습니다.


  무엇을 보는가요? 어디로 가는가요? 스스로 사랑씨앗을 심으면서, 사람답게 풀꽃나무를 품는, 어질며 참한 살림살이일 적에 비로소 오늘 하루가 반짝입니다.


ㅅㄴㄹ


‘확실히 애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하길 바랐다. 10대에 엄마가 됐다든지 편모슬하라든지, 그래서 아이를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또 버릇없이 키운다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해서 강한 척해 보인 거야. 미안. 미안, 농농. 엄만 농농 기분을 생각 못 해줬어.’ (37쪽)


“할아버지한테 부탁받아서도, 일이라서도 그런 거 아냐.” “그럼 왜에?” “농농이랑 농농 엄마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야.” “토요가미 아저씬 농농이랑 엄마 사랑해?” “아…….” …… “아빠랑 엄마는 서로 사랑했어요. 그래서 농농이 태어난 거야. 농농 엄마한테 다 들었어.” (73∼74쪽)


“만약에 나도 일을 하면 엄마가 지금처럼 힘들게 일 안 해도 될 거야. 우리 집도 그렇지만, 만약에 아빠가 있으면, 엄마가 집에 계속 있을 수 있을 거야. 아빠가 없어도 뭐 특별히 슬프지 않지만 우리 엄만 너무 일을 많이 하니까, 이렇게 날씨 좋은 쉬는 날에도 일해야 되고,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진 계속 혼자서 나 키워야 되잖아.” (146쪽)


“그치만, 꼭 돌아올 거야. 게다가 보고 싶어지면 언제든 보러 갈 수 있어.” “비행기로?” “응. 비행기 타고.” ‘조금도 주저하는 마음이 없을 때, 그때는 내가 먼저 만나러 갈 거다.’ (235쪽)


‘어른은 왜 잘난 척할까? 꿈은 어떻게 꾸는 걸까? 귀신은 정말 있을까? 밤은 왜 무서울까?’ (354쪽)


“엄마, 천국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 “응. 분명히 농농 마음속에 있어.” “나?” “엄마 마음속에도 있어. 눈을 감고 아빠를 생각하면, 언제라도 만날 수 있지?” (380∼381쪽)


#世界でいちばん優しい音樂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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