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웅진 세계그림책 225
스리티 움리가 지음, 코아 르 그림, 신동경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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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2.25.

그림책시렁 1136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

 스리티 움리가 글

 코아 르 그림

 신동경 옮김

 웅진주니어

 2022.8.23.



  이쪽도 저쪽도 아닌 곳에 어설피 있다면서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같은 옛말로 나무라는 분이 으레 있습니다. 어릴 적에 이 옛말을 나이든 분들이 읊으면서 나무랄 적에 늘 발끈했습니다. 이제 와 돌아보면 발끈할 까닭은 없습니다만, 그때에는 꿀밤이 날아올까 싶어 대꾸를 안 했습니다만, “하루 동안 부는 바람도 늘 다르고, 집집마다 물맛이 다 다른데, 물에 물을 탄대서 물이 그대로일 수 없다구요!” 하고 외치고 싶었어요. 《우유에 녹아든 설탕처럼》은 “Sugar in Milk”를 우리말로 옮깁니다. “우유 설탕”이나 “달콤젖”이라 할 만합니다. 높은자리에 앉아서 점잔을 빼는 우두머리는 살림빛을 모르게 마련입니다. 마을을 잃고 떠돌아야 하는 무리를 어질게 이끄는 어른은 ‘살림빛을 모르는 우두머리’ 곁에 앉아서 이이를 타박하기보다는 ‘달콤젖’을 사르르 풀어내어 가만히 건넵니다. 언뜻 보면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를 보여준 셈입니다. 그런데 이 옛말은 “미운놈한테 더 잘해 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미운짓 하는 아이는 사랑받는 기쁨을 모르거나 잊은” 터라, 한결 포근히 사랑손을 내밀어 토닥인다는 뜻이에요.


ㅅㄴㄹ


#SugarinMilk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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