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25.


《칼 라르손의 나의 집 나의 가족》

 칼 라르손 그림·폴리 로슨 글/김희정 옮김, 배수연 에세이, 알마, 2021.12.15.



새삼스레 푹 쉬려고 한다. 어제 이웃님하고 꽤 오래 돌아다니고 보니 등허리에 팔다리가 찌릿하다. 비슷한 듯 보이나 아주 다른 두 말 ‘입바르다·입발리다’를 생각해 본다. ‘입바른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오늘날 어떻게 지낼까? ‘입발린소리’를 하는 사람들은 또? ‘바른이’는 반짝이는 별빛 같은 살림길을 걷는다. ‘발린이’는 번드레한 겉치레로 별빛 시늉을 한다. 뒤꼍 감을 멧새가 잘 누린 듯싶다. 이제 한두 알 남는다. 올해에 꽤 많이 열렸어도 300이 넘는 새 모두를 겨우내 먹이기는 만만하지 않네. 그러게. 우리 집 뒤꼍이며 마당에 내려앉는 새가 꽤 많다. 이 시골에서는 ‘새가 많이 내려앉는 집’을 둘레에서 다들 싫어한다. 《칼 라르손의 나의 집 나의 가족》은 2003년에 처음 나온 판을 되살렸으나, ‘배수연 에세이’가 책을 아주 망가뜨렸다. 옮김말도 매우 나쁘다. 나는 2003년판을 읽은 사람이지만, 2021년판만 읽을 사람도 더없이 짜증을 낼 만하다. 책이름은 워낙 《Carl Larsson Home》이다. “나의 집 나의 가족” 따위는 어디에도 없다. “칼 라르손 우리 집”이다. “칼 라르손 우리 집 사람들”이나 “칼 라르손 우리 집 이야기”처럼 붙일 수는 있겠으나, 제발 ‘시골 숲집’에 발이라도 디뎌 보고서 말을 다루자.


#CarlLarsson #CarlLarssonHome


구시가지 빈민가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 옛거리 가난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 옛날거리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가재잡이 시즌이 시작되는 첫날인

→ 가재잡이철 첫날인

→ 가재를 잡는 첫날인


여덟 명의 자녀를 돌보느라 그림 그릴 시간을 내기 어려워진 카린은

→ 여덟 아이를 돌보느라 그림 그릴 틈을 내기 어려운 카린은


그림 대신 러그와 태피스트리를 짜기 시작했습니다

→ 그림 말고 깔개와 꽃피륙을 짭니다

→ 그림 아닌 덮개하고 꽃천을 짭니다


이 그림은 칼 라르손이 처음으로 실내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 이 그림은 칼 라르손이 처음으로 담은 집안살림입니다

→ 이 그림은 칼 라르손이 처음으로 옮긴 집안모습입니다


그는 점점 늘어나는 작품을 보관할 수 있는 스튜디오가 필요했습니다

→ 그는 차츰 늘어나는 그림을 둘 수 있는 그림칸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 그는 더 늘어나는 그림을 놓을 수 있는 일칸을 지어야 했습니다


그림의 일부는 색을 칠하지 않고 종이의 하얀색이 그대로 빛나도록 했습니다

→ 그림 한켠은 하얀종이를 그대로 빛냈습니다

→ 그림 한쪽은 빛깔을 안 바르고 종이를 하얗게 두었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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