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23.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

 하진희 글, 인문산책, 2010.4.30.첫/2019.11.30.고침



집에서 쉰다. 바람을 마신다. 고요히 하루를 누리고 싶다. 포근한 늦가을빛을 머금는 빨래를 한다. 겨울이 눈앞이다. 이제 시골집에서 책살림이며 글살림을 느긋이 추스르자고 생각한다. 잔뜩 쌓은 책더미를 치워 놓아야 아이들이 이 칸 저 칸 마음껏 드나들면서 놀고 수다를 펴겠지. 《인도민화로 떠나는 신화여행》을 읽다가 생각에 잠긴다. 거룩얘기(신화)가 없는 겨레나 나라는 없다. 우리는 이웃나라 거룩얘기를 더없이 많이 읽히거나 들려준다. 그런데 우리 거룩얘기는 얼마나 읽거나 살피거나 들려주거나 나누는지? 우리는 우리 거룩얘기를 살려서 북돋우는 눈빛을 얼마나 밝히는지? 온나라 곳곳에 거룩얘기 자취가 흐를 텐데, 우리 거룩얘기나 옛얘기를 찾아서 천천히 뚜벅뚜벅 거닐면서 하나하나 짚는 눈밝은 어른은 얼마나 있을까 모르겠다. 거룩얘기나 옛얘기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느긋하면서 넉넉할 적에 삶얘기·살림얘기·사랑얘기를 꽃피울 만하다. 우리는 오늘날 ‘이야기·얘기’를 등진 채 ‘소통·대화’란 수렁에 잠기지는 않았는가? 모든 아이는 놀이밥에 이야기밥을 먹으면서 말넋삶을 살찌운다. 모든 어른은 아이들이 놀이밥이랑 이야기밥을 누리면서 물려받을 터전을 닦을 적에 비로소 ‘어른’이면서 어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