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수의 청소년 에너지 세계사 특강 10대를 위한 인문학 특강 시리즈 9
이상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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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숲책/숲노래 환경책 2022.12.23.

숲책 읽기 180


《이상수의 청소년 에너지 세계사 특강》

 이상수

 철수와영희

 2022.10.24.



  《이상수의 청소년 에너지 세계사 특강》(이상수, 철수와영희, 2022)을 읽었습니다. 요즈음 ‘에너지·자원’을 다루는 글이나 책을 쥘 적마다 슬며시 걱정스럽습니다. ‘에너지·자원’을 글로 밝히거나 말로 들려주는 분들은 하나같이 ‘시골에서 안 살고 서울(도시)에서만 살’거든요.


  한때 경남 밀양에 내로라하는 분들이 잔뜩 몰렸습니다. ‘밀양 송전탑’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로라하는 분들은 밀양만 쳐다보았을 뿐, 나라 곳곳 멧자락이며 갯벌이며 논밭이며 마을이며 시골을 파헤치고 짓밟으며 더 크게 때려박는 ‘특특고압 송전탑(특고압보다 센 송전탑)’이 설 적에 하나도 모를 뿐 아니라, 아예 쳐다보지를 않고, 찾아와서 어깨동무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햇볕판(태양광)이 숲빛(친환경)이려면, 논밭이나 갯벌이나 바다나 멧골이나 시골이 아닌, 빠른길(고속도로)에 지붕처럼 씌울 노릇입니다. 전기는 서울(도시)에서 많이 쓰니, 서울 부릉길(찻길)을 햇볕판 지붕으로 씌워도 됩니다. 그런데 지난 몇 해 사이에 온나라 들숲바다가 햇볕판으로 뒤덮였습니다. 햇볕밭은 비알진 멧자락에 세우면 안 된다고 합니다만, 비알진 멧숲에 햇볕판이 허벌나게 섰습니다. 비알진 멧숲에 때려박는 햇볕판이 비에 쓸리지 않게끔, 길고 굵은 전봇대를 밑에 하나씩 박고서 세운 곳도 있습니다.


  전남하고 경남 앞바다는 파란바다(해상 국립공원)인데, 이 파란바다에 햇볕판뿐 아니라 바람개비(풍력발전)도 엄청나게 크게 박았습니다. 이런 길이 참말로 숲빛(친환경)일까요? 파란바다에 때려박거나 심은 햇볕판하고 바람개비에서 얻는 전기는 시골에서 쓸 일이 없으니 서울(도시)로 보낼 텐데, ‘전깃줄·송전탑’이 없이 보낼 수 있을까요?


  부디 “티라노사우루스와 기후위기 중에 어느 쪽이 더 두려울까요?(205쪽)”처럼 ‘두려움 심기’ 같은 말은 섣불리 안 하기를 빕니다. 또한 ‘벼락날씨(기후위기)’ 민낯을 낱낱이 짚고서 푸름이한테 슬기롭게 들려주기를 빕니다. 오늘날 ‘전기를 엄청나게 쓰는 곳’이 어디인지 제대로 밝히기를 바라요. 총칼(전쟁무기)을 새로 만드는 일에, 또 싸움터(군대)를 거느리는 데에, 전기를 얼마나 쓰는지 한 마디라도 알려준 글바치(지식인·기자)가 있었을까요?


  작은 비닐하고 플라스틱도 숲을 더럽힙니다. 어느 쪽이 덜 더럽힌다고 하더라도 ‘똑같이 더럽힙’니다. 모시·솜·삼(대마)·누에한테서 얻은 실로 옷을 지으면 숲을 안 더럽힙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모시·솜·삼(대마)·누에한테서 정갈하면서 아름답게 실을 얻어서 옷을 짓는 길에는 살림돈을 안 들여요. 손전화 껍데기나 셈틀(컴퓨터)로 글을 치는 글판(키보드)이며 다람쥐(마우스)를 나무로 짜는 데에 조금만 밑돈을 보태어도 숲빛으로 성큼 몇 걸음을 내딛을 만합니다.


  글바치인 분들이 이제는 서울을 떠나 시골에서 조용히 천천히 느긋이 숲빛을 느끼고 살아가면서 ‘에너지·자원’을 비롯해 모든 살림길 이야기를 처음부터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학문·시사·상식·교육’이 아닌 ‘살림·숲·사랑’을 바라볼 노릇입니다.


ㅅㄴㄹ


슬프게도, 많은 노벨상 수상자가 맨해튼 프로젝트에 헌신한 바 있고, 다이너마이트보다 더 무서운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들어 냈어요. (30쪽)


석유는 죽은 생물로부터 만들어져요. 생물의 사체가 쌓이고 쌓여 땅속에서 오랫동안 높은 열과 압력을 받아 생겨난 것이 석유예요. (63쪽)


비록 풍력 발전기 설비를 생산하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유해물질과 온실가스를 불가피하게 배출하기는 해도, 화석연료의 폐해와 비교할 바는 아니에요. (152쪽)


얕은 바다에 기초를 세우고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면 소음 문제로 항의를 받을 일이 적어요. 하지만 바다 생태계를 교란시킨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어요. (156쪽)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먹는 하마예요. 데이터센터는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전력 공급량의 0.8%를 소비했어요. (195쪽)


재생 에너지의 보급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의 밑바탕에는, 재생 에너지의 확대가 전기 요금을 끌어올린다는 반쪽짜리 진실이 숨어 있어요. 재생 에너지에 대한 시설 투자 비용이 전기 요금 상승의 원인 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2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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