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 문학과 삶에 대한 열두 번의 대화
장정일.한영인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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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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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처음부터 알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닫거나 눈을 감거나 귀를 막으면, 누구나 처음부터 ‘안 알려고 하는 몸짓’으로 기웁니다. 또한 누구나 처음부터 알고 느낀 대로 말하면서 나눌 노릇이지만, 자꾸 꾼(전문가·과학자)을 앞세워야 한다고 여기면서 그만 우리 스스로 ‘바보 수렁’에 갇힙니다.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를 처음 쥘 적에는 두 사람이 ‘참말로 글월을 주고받았나?’ 하고 여겼으나, 막상 두 사람은 ‘책으로 내려고 달책(잡지)에 글을 실었을 뿐’이고, 글을 다 쓰고서 책으로 엮은 셈이더군요. 둘이 주고받는 얼거리로 쓴 글은 맞되 ‘온마음을 털어놓는 글’하고는 먼, ‘처음부터 보여주려는 글’이다 보니 여러모로 허울스럽습니다. 입가리개가 덧없는 줄 말하지 못 한다면, 글(문학·평론)이 무슨 구실일까요? 미리맞기(예방주사·백신)로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는데에도 입을 다물고 글을 안 쓴다면, 제주섬을 오가는 둘은 어떤 삶인가요?


ㅅㄴㄹ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장정일·한영인 글, 안온북스, 2022.9.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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