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6.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

 용수 글, 스토리닷, 2022.11.2.



첫겨울로 들어서도 꿋꿋하게 흰꽃이 달리고, 까맣게 영그는 까마중을 본다. 곁에 쪼그려앉는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몇 알을 훑는다. 해마다 늦가을부터 돋아서 겨울에 꽃이랑 열매가 줄줄이 잇는 까마중이 한 포기 있다. 이 겨울에도 맑으면서 시원한 풀알맛을 헤아리라는 뜻이라고 여긴다. 땅거미가 질 무렵 우리 책숲을 다녀오는데 작은아이가 “우리 책숲에 있는 커다란 후박나무 가지를 누가 뭉텅 쳐놨네.” 하고 알려준다. 그래, 그렇구나. 말랐기에 쳤을까, 쳤기에 땅에 떨어져 말랐을까. 우리 책숲 한켠에서 자라는 후박나무는 고흥에서 열 몇 해를 살며 본 후박나무 가운데 가장 굵고 크지만, 틈틈이 사나운 톱질에 잘리고 꺾여 짜리몽땅하다. 이 후박나무가 결대로 자랐으면 아름나무(천연기념물)로 삼을 만했으리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을 읽었다. 마음을 다스리고 생각을 추스르면서 삶을 돌아보는 길을 들려준다. 나는 어릴 적부터 ‘명상’을 안 했고, 앞으로도 안 하리라 본다. 나는 늘 ‘마음보기·생각짓기·삶읽기’를 한다. 이따금 ‘촛불보기’로 ‘꿈그림’을 다독인다. ‘명상’을 안 하는 까닭은 쉽게 밝힐 수 있다. 이 한자말을 어린이가 못 알아듣거든. 나는 어린이가 알아듣고 스스로 생각을 북돋울 말로 살아간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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