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 내가 좋아하는 것들 8
용수 지음 / 스토리닷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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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2.

인문책시렁 265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

 용수

 스토리닷

 2022.11.2.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용수, 스토리닷, 2022)을 가만히 읽었습니다. 둘레에서는 한자말 ‘명상’을 널리 쓰는 듯하지만, 저는 스스로도 아이들한테도 이웃한테도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마음을 돌보거나 다스리거나 닦거나 갈거나 세울 적에 스스로 즐겁다고 이야기해요.


  뜻으로만 보면 ‘마음닦기·마음갈이’나 ‘마음돌봄·마음보기’라 할 만합니다. 이런 말을 쓰는 이웃님이 제법 있습니다. 이대로 풀어서 써도 즐겁고, 더 마음을 기울일 수 있다면 ‘마음길·마음꽃’이라 할 만해요. 그리고 ‘고요·고요길’이라 할 수 있으며, 어린이한테는 ‘돌아보기’나 ‘바라보기’처럼 수수하게 이야기합니다.


  마음을 돌보거나 다스리는 까닭을 살펴본다면, 마음이 아무런 티끌이 없도록 하려는 뜻이 하나일 텐데, 마음에 가득한 티끌만 쓸거나 치운대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왜 집안을 쓸거나 닦거나 치우나요? 그저 아무것도 없이 휑하게 살려고 쓸거나 닦거나 치우나요? 아닙니다. 집안이건 마당이건 고이 쓸거나 닦거나 치우려는 뜻은 ‘새로 담거나 채우면서 살아가는 즐거운 하루’를 누리려는 뜻입니다.


  숱한 이웃님이 ‘명상 훈련을 하다가 실패’합니다. 마음을 닦으려다가 쓴맛을 보거나 넘어지거나 자빠져요. 왜 그러한가 하면, 마음을 텅 비우고서 그대로 끝내고 말거든요. 비운 마음에는 꿈을 심을 노릇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길을 ‘생각(새로 가려는 길)’이라는 씨앗으로 심어야지요.


  이리저리 휩쓸리거나 휘둘리거나 어지러운 티끌은 ‘생각’이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생각이 아닌 부스러기가 가득한 마음’이기에, ‘생각이 들어서서 꿈으로 나아갈 밝고 맑은 터전을 이루고자 마음씻기·마음돌봄·마음닦기’를 한다고 여길 만합니다. 생각이 없는 마음이란, 죽은 마음입니다. 생각을 세워서 스스로 새롭게 빛나려는 마음이기에 살아숨쉬는 마음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흔히 쓰는 낱말인 ‘사랑’하고 ‘생각’이 어떤 참뜻인지 거의 모르거나 등돌려요. 국립국어원 낱말책도 ‘사랑’하고 ‘생각’을 어질게 뜻풀이를 해놓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려면, 사랑으로 생각을 지어서 마음에 담을 노릇입니다. 사랑이 없으면 생각이 아닙니다. 생각이 없으면 사랑이 아닙니다. 낱말뜻을 제대로 짚어야 하고, 낱말뜻을 제대로 풀이한 낱말책을 곁에 두어야 합니다. 아무 밥이나 아무렇게나 먹으면 몸이 망가지잖습니까? 아무 말이나 아무렇게나 풀이한 낱말책(사전)이나 글책(인문책)을 자꾸 읽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우리 마음을 망가뜨리는 셈입니다.


  수수한 낱말을 놓고서 뜻풀이부터 제대로 참답게 하는 첫자락을 열고, 마음에 가득한 티끌을 어떻게 쓸고닦아서 스스로 어떤 꿈길로 나아갈 어떤 생각을 씨앗으로 심으려는지 차근차근 바라볼 노릇입니다. 돌아보고 바라보면 됩니다. 아주 쉬워요. 쉬운말로 생각을 지으니 꿈을 스스로 펴면서 날개돋이를 합니다.


ㅅㄴㄹ


명상은 고통을 없애는 게 아니라 고통을 알아 가는 거예요. 평생 외면했던 감정을 직면하게 되면 어찌 아프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31쪽)


옷장에 괴물이 있는 줄 생각하면 두렵지만 열어 보면 아무도 없어요. 캄캄한 밤에 무서운 사람이 있는 것 같지만 손전등을 비추면 나무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35쪽)


명상은 뭡니까? 좋고 나쁘고 하는 마음 없이 보고 듣고 느끼는 겁니다.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도 담담하게 지켜보는 겁니다. 코멘트 없이 목격하는 겁니다. (61쪽)


명상은 내가 누구인가를 알아 가는 과정입니다. 내가 누구인가를 알기 위해 내가 아닌 것을 버립니다. (85쪽)


걷기 명상은 깨어 있으면서 걷는 겁니다. 걸을 때 걷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깨어 있겠다는 의도를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18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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