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지구별 가이드 - 자신의 민감함을 감추지 않고 세상을 위한 선물로 사용하는 법
멜 콜린스 지음, 이강혜 옮김 / 샨티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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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2.12.

인문책시렁 267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지구별 가이드》

 멜 콜린스

 이강혜 옮김

 샨티

 2021.4.22.



  《민감한 사람들을 위한 지구별 가이드》(멜 콜린스/이강혜 옮김, 샨티, 2021)를 읽었습니다. 이 같은 책이 나오면 반갑습니다. 하나하나 느끼는 이웃이 있구나 싶고, 뼛속으로 찌르르 스미는 기운을 알아차리는 동무가 있구나 싶어요.


  이 책은 ‘Highly Sensitive’를 ‘민감한’으로 옮깁니다. 영어 낱말책도 이처럼 옮길 듯합니다. 그런데 저는 다르게 느낍니다. 우리말 ‘느끼다’나 ‘알다’로 옮길 적에 어울리겠다고 느껴요. ‘바로알다·바로느끼다’나 ‘알아보다·알아차리다’라 해도 어울릴 테지요.


  길바닥을 가득 채운 부릉이(자동차)를 보기만 해도 메스껍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으나, 멀쩡한 사람이 있습니다. 부릉이를 타면 기름하고 플라스틱하고 쇠붙이 냄새에 어지러운 사람이 있으나, 말짱한 사람이 있습니다.


  무엇을 ‘느끼는’ 사람은, 느끼기 때문에 아픕니다. 또는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길을 찾으려 해요. 이 고약하고 괴로운 결을 스스로 씻거나 털려고 용을 쓰고 몸부림을 쳐요. ‘못 느끼는’ 사람은 못 느끼면서 안 아프기도 하고, 못 느끼는 사이에 몸이 망가지기도 합니다.


  느끼는 사람은 처음부터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서울(도시)을 떠나거나 나중에 어떻게든 시골이나 숲으로 깃들려 합니다. 못 느끼는 사람은 처음부터 못 느끼기 때문에 그냥 서울에서 살거나 나중에 다른일 때문에 시골로 옮기곤 합니다.


  느끼는 사람은 처음부터 느끼면서 스스로 몸이며 마음을 다스리고 달래며 아픈 데를 씻으려 하기에, 천천히 새길을 깨닫고 폅니다. 또는 처음부터 너무 아픈 나머지 일찍 쓰러지거나 숨집니다. 못 느끼는 사람은 끝까지 안 아플 수 있으나, 몸이며 마음에 꾸준히 고약한 기운이 쌓인 바람에 나중에 한꺼번에 터져서 걷잡을 수 없게 마련입니다.


  한자말 ‘민감’은 나쁜말이 아닙니다. 다만 ‘느끼다’나 ‘알다’처럼 수수한 낱말로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내어 펼 적에 어린이하고 푸름이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작게 느끼건 크게 느끼건 똑같은 ‘느낌’입니다. ‘Highly Sensitive’가 아니더라도 누구한테나 길잡이가 될 이야기를 서로 헤아리고 찾을 수 있을 적에 함께 나아가는 새길을 열 만합니다.


ㅅㄴㄹ


그렇게 떠맡은 역할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리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까지 그 역할을 계속 하고 있을 수 있다. (71쪽)


내가 쓴 가면들은 나의 연약함을 가리고 아무도 다시는 내게 상처 줄 수 없게 하려는 무의식적 방편이었다. (86쪽)


우리의 진짜 모습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시선을 밖이 아니라 안으로 돌려서 자기 내면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뿐이다. (110쪽)


당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의 행동이나 상황이 더 큰 배움의 일부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들의 못된 행동이 그들 자신의 과거 문제로 인한 것은 아닐까? (135쪽)


우리 몸 안에는 전기가 흐르는 전기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다. 전기가 가장 강하게 흐르는 곳은 심장과 뇌이다. 모든 전기 시스템은 접지接地가 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신발을 신은 채 보내기 때문에 우리는 ‘어머니 지구’와의 연결이 끊어진 상태로 살고 있다. (157쪽)


비록 보거나 느낄 수 없다 하더라도 당신 안에는 더욱 높은 차원의 힘이 있다. (200쪽)


#TheHandbookforHighlySensitivePeople 

#MelCollins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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