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만났어요 - 겨울 계절 그림책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 보림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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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2.11.

그림책시렁 934


《겨울을 만났어요》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보림

 2012.12.10.



  시골에서 어린이 목소리나 놀이가 사라진 지 한참입니다만, 서울(도시)도 어린이 목소리가 놀이가 사라진 지 한참입니다. 마을이 삶터이자 일터이던 무렵에는 아이어른이 마을길이며 골목길에서 어우러지면서 놀았다면, 어른들부터 마을을 떠나 멀리 돈벌이를 하러 가고 밤늦게 돌아오는 나날을 이으면서, 어린이도 마을이며 골목이 놀이터 아닌 잠만 자는 데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이즈음부터 마을이나 골목은 부릉이(자동차)가 차지했어요. 빈터에는 쇳덩이가 서고, 길에는 시끄럽고 사납게 오가는 쇳덩이가 판칩니다. 《겨울을 만났어요》는 어른이 어른스레 일하고 아이가 아이답게 놀던 겨울을 담은 그림책은 아닙니다. 아이도 어른도 잃은 오늘날 시골이며 작은고장(소도시)이 겨울빛을 나즈막이 되찾으면 이런 모습이려나 하고 담아낸 그림이지 싶습니다. 온갖 소리를 잠재우면서 내리는 눈입니다. 사람은 더 천천히 걷고, 아이들은 한결 신나게 뛰놀고, 부릉이는 꼼짝을 못 하고, 풀꽃은 시들어 흙으로 돌아가는 눈밭이에요. 어른으로서 앞으로 아이들한테 물려줄 나라를 헤아린다면, 이제부터 부릉길을 줄이고 잿집을 더 안 지을 노릇입니다. 걸어서 드나드는 골목으로 달라질 일이고, 나무가 우거져 새가 내려앉을 틈을 다시 열어야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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