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숲노래 마음노래 . 바라지 않는다면


바란다면, 바라는 길로 한 걸음씩 옮기지. 바라는 마음이 얼마나 빛나는가에 따라서 다 다르게 바람을 이룬단다. 바라기에 바람처럼 이뤄. 가벼이 빛나는 마음이라면, 가벼이 부는 바람처럼 이루지. 환하게 밝히듯 가득가득 빛나는 바람이라면, 돌개바람처럼 크고 빠르게 이뤄. 바라는 마음이 없다면, 빛나지 않는 마음이기에 ‘바래어’ 간단다. 빛바래는 마음이니 이룰 길이 없고 갈 곳을 몰라 헤매더라. 오롯이 환하게 바라는 마음이기에 환하게 바람을 일으켜서 이뤄. 미워하거나 시샘하는 마음이기에 밉거나 시샘할 기운을 일으켜서 이뤄. 바람이 안 부는 날에 나뭇잎이 조용하지. 바람이 부는 날에 나뭇잎이 춤을 춰. 넌 바라니? 넌 스스로 바람이니? 넌 스스로 빛나는 바람이니? 넌 스스로 빛바랜 채 낡거나 늙어서 부스러지려는 몸이니? 네 마음을 어느 곳에 기울이니? 이루려는 길을 환하게 그려서 마음에 담으렴. 누가 옆에서 떠들거나 쑤석거린다고 핑계를 대지 마. 네가 네 꿈그림에 마음을 기울여야 너 스스로 꿈을 그리고 깨달아서 이루지. 너 스스로 꿈그림보다 둘레 흐름이나 눈치에 마음을 쓰기에 네 꿈그림이 빛바래면서 사라진단다. ‘바래지’ 않기를 바라. 바라고, 바람으로 불고,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으로 노래하고, 바라고 바라고 가없이 바라는 넉넉하면서 즐거운 빗방울이나 물방울이나 이슬방울이나 바닷방울처럼 스스로 맑게 빛나기를 바라. 네 몸이 왜 ‘물로 이룬 덩이’인지 바라보렴. 너희가 먹는 밥이 왜 ‘물로 이룬 덩이’인지 생각해 보렴. 2022.12.4.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