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2.7.

나는 말꽃이다 113 저작권



  낱말풀이에도 ‘지음몫(저작권)’이 있을까요? 다른 낱말책을 베끼거나 짜깁기를 했다면 ‘지음몫’이 있다고 하기에 부끄럽습니다. 여러 낱말책을 두루 배우면서 새롭게 낱말풀이를 할 적에는 비로소 ‘지음몫’이 있다고 살며시 말할 만합니다. 그런데 말꽃지기(사전편찬자)는 사람들한테 지음몫을 내라고 하지 않습니다. 누구나 낱말책을 즐겁게 널리 읽으면서 저마다 스스로 말빛을 새롭게 살찌우고 가꾸어서 ‘새말을 신나게 펼쳐 보이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낱말책을 곁에 두면서 새말로 이야기꽃을 피우면, 말꽃지기는 ‘사람들이 즐겁게 살려쓴 우리말씨’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낱말책을 새록새록 가꿀 수 있어요. ㅊ에서 책을 내놓은 ㅅ님은 ㅊ이 저지른 ‘지음몫 짓밟기(저작권 침해)’를 놓고서 꽤 길게 눈물글을 띄웠습니다. ㅁ님이 마당(연극무대)에 몰래 올린 짓을 ㅊ이 뒤늦게 알았다지만 막상 글쓴이 ㅅ님한테 안 알렸다지요. 즐겁게 읽은 글·책·낱말풀이를 바탕으로 새빛(새 문화예술)을 펼 수 있습니다만, 첫길을 새롭게 일구어 선보인 지음이(작가·창작자·집필자)가 없다면 아무 새빛을 못 짓게 마련입니다. 베껴쓰기·몰래쓰기·훔쳐쓰기로는 스스로 수렁에 잠길 뿐이에요. 즐겁게 배우고 고맙게 지음몫을 치를 일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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