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14.


《어부마님 울엄마》

 박모니카 글, 진포, 2020.10.27.



호서대에서 길잡이(교수)로 일하는 이웃님이 《물또래》를 빌려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기꺼이 빌려주기로 한다. 책집지기 이웃님 세 분한테 손글월을 적는다. 자전거를 천천히 달려 면소재지 우체국에 가서 부친다. 집으로 돌아올 적에 맞바람이 세다. 겨울이로구나. 굽이진 들길에서 어느 짐차가 갑자기 나타나 오른쪽으로 쌩 앞지른다. 아찔했다. 굽이를 도느라 뒤에서 따라붙는 부릉이가 안 보이기도 했고, 이 굽이길은 오른쪽 바닥이 몹시 울퉁불퉁해서 길 복판에 붙어서 달리는데, 짐차는 빠르기를 하나도 안 줄이면서 바짝 붙어 오른쪽 틈새로 앞지르기를 하네. 《어부마님 울엄마》는 군산에서 마을책집 〈봄날의 산책〉을 연 글님이 내놓은 이야기꾸러미이다. 작은고을에서 나고자라며 지켜본 하루를 어머니를 헤아리는 눈길로 여미었다. 글은 우리 스스로 그려낸 오늘살이라고 할 만하다. ‘글·그림’은 “그리는 이야기요 마음이요 삶”이다. 둘 모두 남기려고 새기는 몸짓일 텐데, 하나는 눈으로 느끼는 모습을 담고, 다른 하나는 소리로 읽는 가락을 담는다. 먹을거리를 담는 ‘그릇’도 ‘담다’라는 대목에서 맞물리는 우리말이다. 먼발치에서 글감을 찾을 까닭이 없다. 누구나 제 삶을 그려서 담으면 된다. 수수한 삶이 빛나는 글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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