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이
레오 리오니 지음 / 분도출판사 / 1980년 2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2.11.27.

그림책시렁 1092


《잠잠이》

 레오 리오니

 이영희 옮김

 분도출판사

 1980.



  바쁘게 살면 꿈을 그릴 틈이 없습니다. 너무 바쁘면 꿈을 돌아볼 겨를이 없습니다. 먹고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가득하면, 하루가 어떻게 찾아와서 흐르는지 놓치게 마련입니다. 어린이는 바쁘게 살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바쁘게 걷거나 달리거나 말하지 않습니다. 놀이를 할 적에 달립니다. 바람을 가르며 신나기에 달려요. 그런데 놀이를 하다가도, 달리다가도, 문득문득 둘레를 보거나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멈칫합니다. 무엇이든 새롭게 다가오니, 앞만 보면서 달리지 않는 아이입니다. 1980년에 《잠잠이》란 이름으로 처음 나온 그림책이 1999년에 《프레드릭》(시공주니어, 최순희 옮김)이란 이름으로 새로 나옵니다. 푸름이일 적이던 1990년 즈음에 이 그림책을 뒤늦게 마을책집에서 보았습니다. 가만가만 눈을 감고 꿈나라로 가며 몸을 내려놓기에 ‘잠’입니다. 물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잠기다’예요. 들어오지 말라며 가만히 걸어 놓는 ‘잠그다’입니다. 부드럽고 조용하며 차분하대서 ‘자분자분’입니다. ‘잠잠하다’란 말에 ‘潛’이라는 한자가 붙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우리말 ‘잠’하고 한자 ‘潛’이 소리만 같을 뿐일 수 있어요. ‘잠보·잠꾸러기’하고 다른 ‘잠잠이’는 온누리에 꿈을 그리는 마음결로 오늘을 바라봅니다.


ㅅㄴㄹ

#Fredrick #LeoLionni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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