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들은 어디로 갔을까? 노란상상 그림책 82
김지은 지음 / 노란상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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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2.11.27.

그림책시렁 1064


《곰들은 어디로 갔을까?》

 김지은

 노란상상

 2021.6.14.



  곰은 어디로 갔을까 하고 묻기는 쉽습니다. 요새는 이렇게 묻는구나 싶은데, 사람 아닌 곰 자리에서 달리 물을 노릇입니다. “사람은 왜 곰을 죽일까?”나 “사람은 왜 곰을 짓밟을까?”나 “사람은 왜 곰을 미워할까?”나 “사람은 왜 곰을 괴롭힐까?”나 ”사람은 왜 곰을 마구 죽이면서 다른쪽에서는 귀여운 노리개처럼 꾸며 ‘곰인형’을 사고팔까?” 하고 물을 노릇이라고 봅니다. 《곰들은 어디로 갔을까?》를 읽으면서 답답했으나 답답하지는 않았습니다. 곰 아닌 사람, 더욱이 서울내기 눈으로 보려고 하니 이런 이름에 줄거리로구나 싶거든요. 곰을 곰으로 여기려면, 곰하고 같은 자리에 설 노릇입니다. 부릉부릉 서울 한복판이 아닌, 부릉거리며 달리는 쇳덩이에 들어앉아 손잡이를 잡는 곳이 아닌, 곰처럼 맨발에 맨몸으로 숲에 깃들어 해바람비를 맞아들이고 풀꽃나무를 보듬는 살림이지 않다면, “곰이 어디로 갔지?” 하고 뒤늦게 딴청을 하는 듯한 자리에서 맴돌겠구나 싶어요. 곰에 앞서 늑대랑 여우를 내쫓은 사람입니다. 늑대랑 여우에 앞서 범을 짓밟은 사람입니다. 제비하고 뜸북새를 내쫓고, 꾀꼬리하고 기러기도 죽이려는 사람이에요. 곰이 돌아오려면 서울을 치우고, 부릉이(자동차)·잿집(아파트)부터 몽땅 걷어야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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