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마리 홀 에츠 Marie Hall Ets



뭘 봐?

개미를 지켜보니?

여우를 찾아보니?

어떤 풀을 바라보니?


어딜 봐?

숲을 둘러보니?

바다를 살펴보니?

무슨 길을 지켜보니?


나랑 같이 놀까?

천천히 거닐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오늘 하루 누리자


어제도 그제도 그끄제도

모레도 글피도 다음날도

언제나 새롭게 처음으로

함께 나서는 바람꽃이야


+ + +


마리 홀 에츠(1895∼1984) 님은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을 자꾸 이른죽음으로 떠나보냈습니다. 그러나 이 죽음을 슬픔이나 눈물로만 받아들이기보다, 고요히 마음을 다독여서 아이들이 스스로 새롭게 서는 길을 찬찬히 찾아나서도록 상냥하게 북돋우고 돕는 꿈과 살림을 그림책으로 풀어냈습니다. ‘몸’이 여기에 없어도 ‘마음’은 늘 여기에 있어요. ‘넋’은 언제까지나 빛나고, ‘사랑’은 한결같이 아름답게 퍼지고 자랍니다. 놀 줄 알고, 같이 놀자고 부르는 눈망울에는 서로 아끼고 나누고 웃을 줄 아는 숨결이 흘러요. 이 땅에 새로 태어나는 아기한테도, 날마다 새롭게 놀며 말길을 넓히는 아이한테도, 아기를 안고 아이랑 살림을 짓는 어버이한테도, 봄바람을 담은 손길이 반갑습니다. 햇볕처럼 따뜻한 마음길이 모두한테 즐겁습니다. 이러한 기운을 단출히 여민 글·그림에 따사롭게 담아내어 들려준다면, 온누리 어린이는 마음 한켠에 즐겁게 사랑씨앗을 심으면서 저마다 듬직하게 꿈을 키우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길에 곁이 있는 동무와 같은 그림책 한 자락이 될 만하겠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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