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1.4.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
 장정일·한영인 글, 안온북스, 2022.9.1.



어제 남은 찬밥으로 볶음밥을 한다. 따뜻밥 곁에 따뜻국이 있으면 어울릴 테니 국을 새로 끓인다.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차리고서 책꾸러미를 추스른다. 올 한 해 장만한 책이 꽤 된다. 지난해에 장만해서 읽은 책이며 지지난해랑 지지지난해에 장만해서 읽은 책까지, 미처 추스르지 못 하고서 쌓은 책이 장난이 아니다. 이달 21일에 새로 바깥일을 나서기 앞서 좀 덜어내어 우리 책숲으로 옮기자고 생각한다. 오늘은 바람이 조금 불며 살짝 쌀쌀하다. 뭐, 늦가을인걸. 《이 편지는 제주도로 가는데, 저는 못 가는군요》를 읽었다. ‘소설가랑 평론가랑 주고받은 글월’을 엮었다고 하는데, 두 사람이 수수하게 나눈 글월이 아닌, 일부러 달책(잡지)에 실으려고 쓴 글이다. 이미 짠 틀이 있는데다가, 길이까지 맞춘 터라 ‘주고받은 글월’이면서도 글월이 아닌 셈. 처음부터 책으로 낼 생각으로 맞춘 글이기에 ‘보여주려고 맞춘 티’가 물씬 난다. ‘평론가는 가난한 일자리’라고 하지만, 참말로 가난한 일자리를 겪지 못 했구나 싶다. 글삯을 벌기 어렵기에 가난하지 않다. ‘가난’은 사뭇 다르다. 더구나 ‘참말 가난한 사람’은 글을 쓰거나 읽을 짬이 터럭만큼도 없다. 숲에 깃든 적이 없이 숲을 다루는 글 같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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