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1.18.

오늘말. 추임새


옳다구나 맞장구를 쳐 주어도 반갑습니다. 두손들며 맞이해도 기쁩니다. 대꾸 한 마디 없으면 서운할 수 있어요. 말대꾸만 길다면 어쩐지 힘겹습니다. 함께 너울목에 섭니다. 이리로 가도 새롭고, 저리로 가도 재미있습니다. 나무 앞에 서서 줄기를 바라보다가, 가만히 다가가서 살며시 안습니다. 눈으로 보기만 할 적하고, 몸으로 안아서 숨결을 느낄 적은 사뭇 다릅니다. 나무줄기를 살살 쓰다듬어도 나무가 대척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분이 있으나, 마음으로 나무한테 말을 걸면 문득 ‘말 아닌 말’로 메아리처럼 퍼지는 소리가 있습니다. 모든 자리는 길목입니다. 앞길이 막히면 옆길을 가면 되고, 이쪽이 막히면 저쪽으로 돌면 됩니다. 동무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곁장구를 하며 도란도란 생각을 나눕니다. 이웃이 알려주는 말에 추임새를 넣으며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맞가락이어도 좋고, 혼가락이어도 홀가분합니다. 어떠하더라도 노랫가락입니다. 누가 보아주기에 얼쑤 춤추지 않습니다. 목으로 터져나오는 노래를 한 올 두 올 풀어냅니다. 물살은 여울목에서 기운차게 감돌면서 바다로 흘러가고, 우리 마음은 입에서 말로 샘솟으며 하늘로 퍼져갑니다.


ㅅㄴㄹ


곁몸짓·곁짓·곁장구·곁장단·너름새·너름결·너름길·대꾸·대척·말대꾸·맞대꾸·한마디·어떠하다·추임새·두손들다·손들다·얼쑤·올리다·맞가락·맞짓·맞장구·맞장단·메아리·멧울림·반갑다·반기다·되몸짓·맞몸짓 ← 화답(和答)


길목·길머리·나들길·나들목·난달·너울목·너울길·너울머리·들머리·들어갈곳·목·목구멍·부리·입·입새·주둥이·앞·앞길·어귀·여울목·이곳·이쪽·이켠 ← 입구(入口)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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