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숲노래 우리말 2022.11.15.

오늘말. 열여섯


우리가 쓰기에 우리글입니다. 그저 그렇습니다. 무슨 대단한 뜻이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오순도순 마음을 나누면서 쓸 밝은글이라서 우리글입니다. 지난날 옆나라가 우리를 이웃으로 바라보지 않은 나머지 총칼을 앞세워 마구잡이로 짓밟으려 한 적이 있어요. 그때까지 우리는 아침글이라 할 우리 글빛을 스스로 밝게 느끼지 않았어요. 푸른글에 서린 풀빛을 안 보았어요. 그저 중국을 섬기면서 중국글을 우러러야 글답다고 추켜세웠습니다. 이러다가 모든 사람이 마음빛을 스스로 밝히는 실마리는 어렵거나 딱딱하게 힘·이름·돈을 내세우는 중국글이나 일본글이 아닌, 숲에서 깨어난 삶말인 줄 알아차린 어른이 있어 비로소 한글이란 이름이 태어납니다. 꽃봉오리 같은 배달글입니다. 풀빛꽃이라 할 한겨레글이에요. 글살림은 삽질로 때려지을 수 없습니다. 하루아침에 높다랗게 올릴 잿빛집 같은 글이라면 사납고 아찔합니다. 갓난이를 품에 안고 사랑노래를 들려주는 어버이 눈빛을 담은 글줄일 적에, 삶글이요 살림글이며 사랑글일 적에 푸름이하고 어린이가 물려받을 빛글로 거듭나리라 생각해요. 아기한테 들려줄 말씨를 헤아리기에 꽃으로 피어나는 말입니다.


ㅅㄴㄹ


한글·배달글·밝글·밝은글·우리글·아침글·한겨레글·글 ← 국문(國文)


열여섯·열여섯살·열줄나이·어리다·풋풋하다·푸른꽃나이·꽃·꽃나이·꽃날·꽃나날·꽃망울·꽃봉오리·꽃빛·꽃철·푸른꽃·풀빛꽃·푸른날·푸른나이·푸른때·풀빛날·풀빛나이·푸른별·풀빛별·푸른철·풀빛철·푸름이·푸른이·푸름씨·푸른씨 ← 이팔청춘(二八靑春)


갓난이·갓난아기·갓난아이·갓난쟁이·갓난것·아기·젖먹이 ← 신생아


흙나무·삽일·삽질·때려짓다·짓다·세우다·올려세우다·가래질 ← 토목공사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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